"한국, 달탐사 연합체 탈락… 그래도 아직 기회 있죠 "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나사 추진 '아르테미스 국제협정'
한국 참여의사 밝혔지만 배제돼
달착륙 2025년으로 연기될 수도
정부와 협의 추가참여 노력할 것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연합체에 우리나라가 포함되지 않아 많이 아쉽지만 앞으로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 추가로 참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임철호(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1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여러 차례 달 궤도 우주정거장(Gateway) 등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아직 논의가 답보 상태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NASA는 13일(현지시간)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7개국을 규합해 달 착륙기지의 평화로운 운영과 자원개발 등을 위한 ‘아르테미스 국제협정’을 체결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이 중국의 우주 굴기를 견제하고, 우주 패권을 잡기 위한 8개국 달 탐사 연합체에서 일단 배제됐다.


인류를 오는 2024년까지 다시 달에 착륙시키기 위한 이번 협정은 평화적인 달 탐사, 탐사 시스템 개발, 과학 데이터 공개, 우주 쓰레기 처리 등 열 가지 조항을 담고 있다. 사전에 무인과 유인 달 궤도선을 순차 발사한 뒤 남녀 우주비행사가 1주일가량 체류하며 탐사한 뒤 이후 유인 화성 탐사에 도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달 궤도를 도는 게이트웨이도 건설하게 된다.

임 원장은 “일본은 지난 7월 문부과학성이 NASA와 협력의향서에 서명하는 등 각국이 정부 차원에서 ‘꼭 참여하겠다’라든지, 미리 투자 규모를 확정하며 강한 열의를 표명했다”고 소개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우주 투자 결정 과정도 많이 걸리고 아직 예산도 마련되지 않아 NASA로부터 OK 사인을 받지 못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우리나라가 게이트웨이 등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 제안을 여러 번 했지만 NASA로부터 자금력이나 우주 기술력 부족 측면에서 이번에 1차 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임 원장은 “2018년 말 정부의 공식서한으로 게이트웨이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밝혔고 지난해 7월 유·무인 달 탐사와 게이트웨이 프로젝트에 궤도 간 우주운송기·나노위성·우주인터넷 등 우선협력 분야 6개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국제 우주협력에 지장이 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임 원장은 “NASA가 추가로 연합체를 키울 테니 정부와 상의해 NASA와 협의하겠다”며 “다만 2022년 8월 스페이스X를 통해 발사하는 우리나라의 첫 달 궤도선(KPLO)에 NASA의 섀도캠(ShadowCam)을 탑재하기로 한 것도 달 탐사의 한 협력 사례”라고 소개했다. KPLO 프로젝트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비하면 소규모지만 NASA의 섀도캠으로 아르테미스 달 착륙선이 내릴 달의 남극지대를 상세히 찍게 된다. 그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 기간 한미 양자회의와 이후 화상회의에서 NASA 측이 ‘항우연의 KPLO와 천문연의 상업용 달 탑재체 서비스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기여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임 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면 협의가 중단되며 국제 우주협력에도 애로가 많다”며 “다만 미국이 달 궤도 우주정거장을 2025년 이후로 좀 늦추고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달 착륙도 2024년 목표에서 2025년께로 다소 조정할 것으로 보여 아직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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