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계 전문검사 보강...옵티머스팀, 정관계 로비 실체 밝히나

윤석열 총장 요청·'뭉개기' 논란에 법무부 5명 파견
다스 등 금융비리 수사 경험 풍부한 검사들로 꾸려
법조계 "수사의지가 중요...용두사미 여부 지켜봐야"


정관계 로비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의 수사팀에 검사 18명이 투입된다. 금융·회계 분야 경험이 풍부한 타청 소속 검사 5명에 이어 서울중앙지검 내 검사 4명도 충원돼 ‘매머드’급 수사팀이 구축된 셈이다. 하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뭉개기 수사’ 논란 등 뒷말이 많았던 만큼 용두사미가 될지 아닐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검찰 수사 결과는 인력이 많고 적고보다는 지휘부 등의 진상규명 의지에 따라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은 14일 “옵티머스 사건 관련 비리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위해 전담 수사팀을 검사 18명으로 확대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법무부가 검사 5명을 서울중앙지검 직무대리로 발령낸 데 이어 중앙지검 자체적으로도 검사 4명을 추가 투입한 것이다. 법무부와 중앙지검은 특히 금융·회계 분야 전문가나 금융비리 분야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로 꾸렸다고 밝혔다.


직무대리 발령으로 수사팀에 합류하는 최재순(사법연수원 37기) 대전지검 검사와 남대주(사시 37기) 순청지청 검사는 각각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의혹 사건 수사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되거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에 참여한 인물이다. 남재현(변호사시험 1회) 서울북부지검 검사는 금융감독원 조사국 출신으로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 사건 수사를 맡았다. 최종혁(사시 36기) 광주지검 검사와 김창섭(사시 37기) 청주지검 검사도 각각 ‘사법농단’ 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규명 수사에 참여했다.

서울중앙지검 내 4명은 반부패2부·공판부 등에서 특수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와 앞서 옵티머스 수사를 맡았던 조사1부 검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옵티머스 수사팀은 경제범죄형사부 검사 5명과 반부패2부 검사 3명 등 8명이 맡고 있다. 추가로 파견되는 검사 5명의 부임 일자가 확정되면 사실상 지방검찰청 수준의 수사팀이 꾸려지는 것이다.

인력으로는 지검이나 특별수사본부 등 규모의 수사팀이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정관계 로비 의혹 등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겠느냐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법무부·대검·서울중앙지검이 뜻을 모아 수사팀을 대거 보강하고 있지만 실상은 뭉개기 수사 등 외부비판에 떠밀려 수사인력 확충에 나섰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앞서 지난 12일 “수사팀을 대폭 증원하라”고 지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같은 날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추가 파견인력은 처음 거론됐던 4명에서 1명 늘어난 5명에 불과하다. 수사팀이 여권 인사들이 로비 대상이 됐다는 정황이 담긴 문건과 진술을 수사 초기인 7월에 확보하고도 수사를 대대적으로 하지 않거나 또 이 같은 진술을 피의자 신문 조서에 넣지 않았던 점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느냐’는 의구심을 키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수사 과정에서 보인 모습은 일종의 직무유기”라며 “이들 과정만 봐서는 수사를 지휘하는 윗선이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사인원을 대폭 늘리고 있지만 이는 외형에 불과하다”며 “진실을 파헤친다는 의지가 없이는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현덕·손구민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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