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체크]코로나19 두번째 걸려 사망한 사례 처음 나왔다

항암치료 받는 89살 네덜란드 여성 재감염돼 사망
코로나19 면역 형성과 항체 지속력 추가 연구 필요



네덜란드 암스테라담에서 한 남성이 국제거리예술뮤지엄에서 길거리 작품을 보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14일(현지시간) 부분 록다운 등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두번째 걸려 사망한 사례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한 번 걸리면 항체가 확실하게 생기는지, 생긴다면 그 면역이 얼마나 가는지에 대한 의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CNN은 13일(현지시간) 골수암으로 투병 중이던 89살의 네덜란드 여성이 코로나19에 재감염된 뒤 결국 숨졌다며 의학저널인 ‘임상 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된 연구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재감염 사망자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 여성은 올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은 지 5일만에 기침, 고열 등의 증상이 호전돼 퇴원했다. 이후 약 50일 뒤 지병인 골수암에 대한 항암치료를 재개하던 중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증세 등을 호소하다가 결국 두번째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상태가 악화된 끝에 2주만에 사망에 이르렀다.


두 차례에 걸친 감염에서 유전적 구성이 각기 다른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에 첫번째 감염이 지속된 것이 아니라 재감염이 확실하다고 연구진은 판단했다.

사망자가 고령인데다 항암치료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두번째 감염을 이겨내지 못하고 숨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연구진은 항암치료를 사망의 주 원인으로 꼽는 데는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해당 여성이 받은 항암요법의 유형을 고려하면 항암치료 후에도 코로나19에 맞설 수 있는 면역반응은 충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한번 코로나19에 걸리면 면역과 항체가 지속해 재감염을 막거나 회복을 도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첫 재감염 사망자가 나온 만큼 이런 주장에 심각하게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CNN은 전했다.

한편 의학 저널인 ‘랜싯 감염병’에 따르면 지금까지 코로나19 재감염은 전세계적으로 적어도 4차례 이상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네바다주에 거주하는 25살의 젊은이가 올해 6월 재감염됐고 앞서 홍콩에서도 33살의 남성이 4개월반만에 재감염된 사례가 나왔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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