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빅히트 보고 놀란 예비상장사 '흥행 걱정'

내달까지 12개사 수요예측 몰려
빅히트發 '머니무브' 기대했지만
저조한 주가에 투심 식을까 속앓이


카카오게임즈(293490) 공모 흥행 이후 많은 자금이 공모주 시장에 몰리면서 IPO 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빅히트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시작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현상)’에 실패하자 상황이 급변하는 분위기다.


우선 공모가를 결정하는 기관투자가들의 투심이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 IPO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 기관에서 일하는) 펀드매니저들에 대한 성과평가 마무리 시기가 겹치면서 통상 11월 이후 기관들이 공모주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빅히트 상장 이후) 공모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어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IPO 일반 공모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기관들의 투자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반투자자들도 최근 상장한 압타머사이언스·핌스·비비씨·박셀바이오·원방테크 등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공모주를 받기만 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를 접고 있다.

반면 연내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늘면서 공모에 나서는 기업 수는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1월 초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회사가 12개사나 되고 솔루엠·핑거·애니원·와이더플래닛·파나시아 등도 거래소 상장심사를 통과하고 공모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상장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연내 공모가 가능한 회사까지 포함하면 올해 상장 추진 기업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 IPO 추진 기업 관계자는 “빅히트 주가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해도 아직 공모 시장에 유동자금이 많은 것으로 보고 연내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분위기를 말했다.

공모주 투심 위축에도 공모 기업은 늘면서 시장 눈높이보다 기업가치를 높게 제시한 기업들의 IPO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공모주 일반투자자는 “내심 (빅히트의) 따상 유지를 기대했는데 시장 평가가 그만큼 높지는 못했다”며 “공모주 시장의 흐름이 살짝 꺾이는 주기에 들어서면서 당초 목표했던 것보다 기업가치를 다소 낮춰잡는 공모 회사들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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