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쉽게 봤네... 빅히트, 35만원→26만원 주가 ‘롤러코스터’

반짝 '상한가' 뒤 주가 고꾸라져
거래대금 2조원, 첫날 거래 폭발
공모가 고평가·공모주 학습효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기념북을 치고 있다./2020.10.15. 사진공동취재단
올해 공모주 마지막 대어 빅히트(352820)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상장 첫날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아침까지도 SK바이오팜(326030)·카카오게임즈(293490)의 뒤를 따라 무난하게 ‘따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장 초반 급랭한 분위기가 마감까지 회복되지 못하면서 결국 시초가 아래에서 거래를 끝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빅히트는 전 거래일 대비 4.44% 하락한 25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빅히트는 시초가를 공모가(13만5,000원) 2배인 27만원에서 형성하며 초반 분위기는 순조로웠다. 이후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해 주가는 35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따상’(공모가의 2배 가격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이라는 축포를 쏘아올렸다.

하지만 뜨거웠던 초반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고 주가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개장 후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상승 폭은 크게 꺾였다. 낙폭을 꾸준히 확대해 시초가에 근접하더니 급기야 오후 들어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상한가인 35만1,000원에 매수한 투자자의 이날 하루 손실은 26.49%에 이른다.



올해 공모주 열풍을 몰고 온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와 비교하면 확실히 부진한 성적표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첫날 주가가 상한가에서 꿈쩍하지 않으며 그래프는 수평선을 그렸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빅히트는 시장에 매물이 대거 출회했다. 이날 하루 동안 거래된 물량은 649만주이며 거래대금은 1조9,4000억원에 이른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투자자의 차익 실현 요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와 함께 국내 엔터 3사의 합산 시가총액 규모를 가뿐히 뛰어넘어 비싸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빅히트는 자체 플랫폼을 갖춘 종합 콘텐츠 기업”이라면서도 “매니지먼트 외 간접매출을 포함해 이익기여도까지 측정할 경우 방탄소년단의 비중은 절대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상장 초기가 주가가 고점이라는 점을 학습한 투자자들이 서둘러 현금 확보에 나서고, 물릴 것에 우려해 추가 매수에 신중한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주가를 발목 잡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날 국내 엔터 업종도 큰 폭으로 조정 받았다. 에스엠(041510)(-6.73%), JYP Ent.(035900)(5.29%),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6.75%)가 약세로 거래를 끝냈다. 빅히트의 지분 19.90% 보유하고 있는 넷마블(251270)은 전 거래일 대비 9.87% 떨어진 13만7,000원에 마감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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