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오른쪽)가 15일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1번홀 버디로 출발하며 캐디와 주먹을 부딪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년 동안 통산 3승을 거둔 김효주(25·롯데)는 “아예 국내 투어에 자리 잡는 게 어떠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파 선수들이 올해 대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김효주는 그중 단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주를 포함해 시즌 종료까지 5개 대회만 남은 현재 김효주는 평균타수 1위(69.09타), 상금 4위(약 4억1,600만원), 대상(MVP) 포인트 5위를 달리고 있다. 9개 대회에 출전해 지난 6월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우승 등 톱5에 다섯 번이나 들었다.
김효주가 시즌 2승으로 여섯 번째 톱5를 달성할 기세다. 15일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GC(파72)에서 시작된 KB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2억4,000만원) 1라운드에서 김효주는 버디 7개와 보기 하나로 6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선두로 치고 나갔다.
첫 두 홀을 버디로 출발하는 등 5개 홀에서 버디 4개로 4타를 줄인 김효주는 이후 2타를 더 줄였다. 11번홀(파4) 어프로치 샷이 깃대를 강하게 맞고 들어가 칩인 버디가 됐고 12번홀(파4) 드라이버 티샷은 267야드까지 나갔다. 15번홀(파5)에서 티샷이 러프로 가는 바람에 4온 2퍼트로 첫 보기를 범했지만 17번홀(파4) 그린 밖에서 퍼터로 8m 버디를 넣어버렸다.
겨울훈련 동안 작정하고 ‘벌크업’에 매달려 체중을 4㎏ 늘리고 근육량도 부쩍 키운 김효주는 15m나 늘어난 샷 거리를 앞세워 부활을 알렸다. 시즌 막판인 요즘도 시즌 초와 마찬가지로 주 2~3회씩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기자회견 중 “얼굴이 작아진 것 같다”는 한 팬의 온라인 인사에 김효주는 “몸이 커져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라며 웃어넘겼다. 물론 틈틈이 투어 휴식기가 있기는 했지만 시즌 말에는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클럽 무게나 샤프트 강도를 낮추는 게 보통인데 김효주의 클럽 스펙은 시즌 초와 똑같다. 남은 국내 투어 4개 대회에 모두 출전한 뒤에는 미국으로 넘어가 발렌티어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12월3~6일)과 메이저대회 US 여자오픈(12월10~13일) 등 2~3개 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 후 김효주는 “코스가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갔는데 퍼트도 잘 되고 큰 실수가 없었다”며 “타이틀 중에서는 최소타수상이 가장 욕심난다”고 말했다.
국내 통산 12승의 장하나, 아직 우승이 없는 박주영이 김효주와 선두 그룹을 이뤘고 상금 1위 박현경과 신인상 포인트 1위 유해란은 3언더파 공동 4위로 뒤를 이었다. 지난 시즌 전관왕 최혜진은 2언더파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 디펜딩 챔피언 임희정은 각각 1언더파와 이븐파를 적었다. /이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