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연합뉴스
“한미동맹을 성역처럼 신성시하는 태도는 지나치다”며 이수혁 주미대사의 ‘한미동맹 선택’ 발언을 두둔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방탄소년단을 공격한 중국에는 찍소리도 못하더니 가만히 있는 미국한테는 왜 시비를 거나”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하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세상에 성역은 없지만 70년 한미동맹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자랑스러운 가치이자 앞으로도 우리가 소중히 지켜야 할 자산”이라고 강조한 뒤 “문재인 대통령도 ‘흥남철수가 없었다면 자신은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미동맹은 영원한 동맹’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그런데 주미대사란 사람이 그 동맹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심각한 외교적 결례이자 문 대통령 국정철학에 반기를 든 것”이라고도 적었다.
하 의원은 이어 “더 큰 문제는 집권당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한미동맹을 왜 성역화 하냐며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중국이 우리 아이돌을 공격할 때는 찍소리 못하더니 왜 미국에 시비를 거나”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하 의원은 “현재 한국은 북미 비핵화 재협상을 중재해야 할 위치에 있다. 문재인 정부도 북미간 종전선언을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과 미국 모두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고 “이 시점에 주미대사와 민주당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한미동맹을 흠집내는 건 문 대통령에게도 누가 되는 일일 것”이라고 질타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연합뉴스
여기에 덧붙여 하 의원은 “공든탑 쌓기는 힘들어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며 “한미동맹 문제에 있어서 민주당은 침묵이 답이다. 국익을 해치는 발언은 삼가고 그냥 잠자코 있어주기 바랄 뿐”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이 대사는 지난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한국이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해 미국 국무부까지 우회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같은 이 대사의 발언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수혁 대사의 발언은 아무리 봐도 외교에 있어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야한다는 취지”라며 이 대사의 발언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동맹에서 국익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발언이 왜 논란이 되는지, 왜 공격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의아하다”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한미는 지난 70년간 굳건한 동맹을 유지해왔고 양국은 앞으로도 공유하는 가치와 이익의 실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 국익 극대화는 외교 전략의 기본이다. 야당은 국론을 왜곡하고 편을 가르려는 정략적 시도를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