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홍콩시위 탄압 인사와 거래한 금융기관 색출해 제재"

'세컨더리보이콧' 경고
中 압박 속 홍콩 감시망 재확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반중 시위 탄압을 문제 삼아 제재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과 거래한 금융기관을 색출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람 장관 등 제재 대상 인사 10명을 거론하고, 이들과 중요한 거래를 한 금융기관을 6개월 이내에 식별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 홍콩 자치권 억압에 대응해 지난 7월 미 의회에서 통과된 홍콩 자치법에 따라 작성된 첫 보고서로, 다음 달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8월 람 장관과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 처장, 전임자인 스티븐 로, 테레사 청 법무부 장관, 존 리 보안 장관 등 홍콩의 전·현직 고위 관리 등 11명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당시 재무부는 람 행정장관을 ‘홍콩의 자유와 민주적 절차를 억압하는 중국 정책 이행의 직접적인 책임자’라고 규정했다.


보고서는 홍콩 반중 시위 탄압에 연루된 기존 제재 대상 이외에 신규 제재 대상자나 금융기관 등의 명칭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보고서는 미국 내 대부업체, 외환거래 업체, 부동산 매매업체, 수출 및 송금 업체와 해당 업체의 경영진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모건 오타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보고서는 홍콩 주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중국공산당(CCP)의 탄압 정책을 이행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행위에 맞서기 위해 발표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과 미국의 고위급 정치인들은 홍콩 보안법 지지 입장을 밝힌 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 금융기관들을 비판한 바 있다.

HSBC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경영자(CEO)인 피터 웡은 지난 6월 홍콩에 대한 중국의 새로운 보안 조치를 지지한다는 청원서에 서명했고,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HSBC를 ‘중국 공산당에 굽실거리는 기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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