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목표주가 줄상향…정의선 회장 효과?

시장 친화적 지배구조 개편 기대
현대글로비스 보름새 55% 올려
현대차 등 7곳 하향 리포트는 '0'

정의선 현대차그룹 신임 회장이 그룹 임직원들에게 영상을 통해 취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005380)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목표주가가 잇따라 상향되고 있다. 현대차·기아차(000270)를 중심으로 실적이 반등하고 있는 것은 물론 정의선 현대차그룹 신임 회장의 취임으로 시장 친화적인 지배주주 개편이 이뤄지리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정 신임 회장의 취임 소식이 전해진 후 그룹 주요 계열사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리포트가 연이어 발간됐다. 현대글로비스(086280)·현대차·기아차·이노션(214320) 등 6곳 계열사에 대해 쏟아진 20여개의 기업분석 리포트 중 목표주가를 하향한 리포트는 하나도 없었다.

목표주가 상향 폭이 가장 큰 계열사는 현대글로비스였다. 대신증권은 이날 현대글로비스의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16.7% 오른 21만원으로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앞서 7일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를 13만5,000원에서 18만원으로 33.3% 상향한 바 있다. 불과 보름 사이 현대글로비스의 목표주가를 55.5%나 올린 셈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이 지분 23.2%를 보유한 기업으로 수소경제 및 전기차 등 현대차그룹의 신사업 추진과정에서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된다”며 “그룹 지배구조 개편 또한 주주들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정공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기에 이달에만 24.6%의 주가 상승을 보였음에도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이날 “현대차그룹 전체의 시장 점유율이 반등하고 있는데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소되리라 기대한다”며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53.6% 상향한 21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신차 판매 호조와 해외 수요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반등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차의 목표주가도 일제히 높아졌다. 한화투자증권은 현대차의 주가를 8월 말 기존 12만원에서 66%나 상승한 20만원으로 제시한 데 이어 이달 또 한 번 22만원으로 목표치를 상향했다. 기아차의 경우 3·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늘어나리라는 실적 전망치를 바탕으로 하나금융·KTB증권·미래에셋대우 세 곳의 증권사가 5만2,000~5만4,000원대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기존 대비 30% 이상 오른 수치다. 수소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신재생 발전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현대제철(004020) 역시 목표주가가 30% 이상 상향됐다.

증권가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시장·주주 친화적으로 진행될 경우 그룹주가의 가치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은 “현대차그룹이 2018년 지배구조 변화를 시도하다 중단한 이유가 현대차·기아차 등 핵심 기업 주주들을 설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며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선진화된 지배구조 변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하며 그룹이 주주 친화적인 지배구조로 바뀐다면 그룹주 주가의 동반 상승도 기대할 만하다”고 관측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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