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6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9만2,000명 감소했다.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이날 서울 중구 서울고용지원센터의 실업급여 신청 창구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취업자 수 감소폭이 4개월 만에 다시 확대됐다. 그동안 정부는 취업자 수 감소폭이 줄어드는 점을 고용회복의 신호로 봤으나 지난 9월 취업자 수는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취업자가 감소하며 고용률도 크게 낮아졌다. 9월 15~64세 고용률은 65.7%로 전년 동월 대비 1.4%포인트 낮아졌다. 재정이 투입된 희망일자리 사업으로 일자리가 늘어난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가 고용률 감소를 면치 못했다. 정부는 일자리에 재정을 투입했다지만 특히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직격탄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10월에 고용이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정부의 낙관에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6일 통계청의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9만2,000명 감소해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지난해 대비 취업자 수 감소는 4월에 47만6,000명으로 저점을 찍은 뒤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 7월 27만7,000명, 8월 27만4,000명으로 개선되고 있었으나 9월에 다시 악화한 것이다. 취업자 수는 7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부터 2010년 1월까지 13개월간 취업자 수가 감소한 이래 11년 만에 가장 긴 기간의 감소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면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대비 22만5,000명(-9.8%) 감소했다.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수는 20만7,000명(-5.7%), 교육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5만1,000명(-7.9%) 줄었다.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수가 이처럼 많이 감소한 것은 2014년 통계 개편 이래 처음이다.
반면 코로나19에 따라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의 인력은 13만5,000명(5.9%)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는 정부 재정으로 만든 일자리인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10만6,000명·9.8%)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가 41만9,000명 늘어난 반면 30대(-28만4,000명), 20대(-19만8,000명), 40대(-17만6,000명), 50대(-13만3,000명)는 모두 감소했다.
8월 80만명대로 줄었던 실업자 수는 다시 100만명으로 올랐다. 실업률은 지난해보다 0.5%포인트 오른 3.6%였다. 하지만 고용의 질이 악화하면서 실제 노동시장의 체감경기는 더욱 암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 교수는 “정부가 세금으로 늘린 초단기 공공일자리 등을 제외하면 실제 실업자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은 큰 타격을 입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지난해 대비 21만8,000명 줄어 4월(-24만5,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제조업·도소매업 등 청년 고용 비중이 높은 업종들이 둔화했고 신규 채용이 위축되면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도 25.4%로 전년 동월 대비 4.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5년 통계 변경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다른 고용 취약계층인 임시·일용직 근로자의 감소세도 이어졌다. 지난해 대비 임시직 근로자 수는 30만3,000명, 일용근로자는 4만1,000명 감소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8만1,000명 증가했으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5만9,000명, 무급 가족종사자는 6만5,000명 줄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시장 상황을 그 어느 때보다 엄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12일부터 1단계로 완화되고 카드 승인액 등 소비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할 때 10월부터는 고용 개선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3·4차 추가경정예산안으로 60만개의 재정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 교수는 “60대 이상에서만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10월에도 고용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