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AFP연합뉴스
뉴욕증시에서 미국의 소비 관련 지표가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호조를 보였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치솟고 애플 등 주요 기술주의 주가가 부진하면서 주요 지표들이 혼조세로 마감했다.
16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2.11포인트(0.39%) 상승한 28,606.3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47포인트(0.01%) 오른 3,483.81에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32포인트(0.36%) 떨어진 11,671.56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주 0.07% 올랐으며 S&P 500 지수는 0.19%, 나스닥은 0.79% 상승했다.
◇예상밖의 소비 지표 호조에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승인’ 소식도=미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8월 증가세(0.6%)보다 상승폭이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 07%도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이달 상승으로 소매 판매는 다섯달 연속 증가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근원 소매판대는 1.5% 증가해 이 역시 예상치(0.4% 증가)를 웃돌았다.
소비자 심리 지표도 양호했다.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81.2로, 전월 확정치인 80.4에서 상승했다. 시장의 전망 80.5도 웃돌았다.
다만 실망스러운 지표도 나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6%(계절 조정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4월 이후 다섯 달 만에 다시 하락했다. 시장 예상 0.5% 증가에 한참 못 미쳤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도 상승 요인이 됐다. 화이자는 오는 11월 셋째 주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의 임상 중단 등으로 조성된 불안감을 달랠 수 있는 소식이 들려오자 화이자의 주가는 3.8% 급등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미 대선 이전에 코로나19 사용 승인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연내 승인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전했다. 빌 게이츠는 최근 “화이자의 임상실험이 가장 잘되고 있다”며 “화이자의 백신이 가장 먼저 FDA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유럽·미국의 코로나19 확산 부담, 기술주도 부진=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점은 증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영국과 프랑스 등 각국이 봉쇄 조치를 속속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6만명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누적 확진자는 800만 명을 넘어섰다. 일부 주에서는 사상 최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 비교적 큰 폭 올랐지만, 악화하는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장 후반 상승 폭을 줄였다.
여기에 애플 등 주요 기술기업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낸 점도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줬다. 나스닥은 결국 하락 마감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화이자 주가가 3.8%가량 올랐다. 애플 주가는 1.4% 내렸다. 아마존은 2%가량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28% 하락했고 산업주는 0.71% 올랐다. 에너지는 2.3% 내렸다.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인 폴리 라보뱅크 외환전략가는 소매 관련 지표를 두고 “정말로 강한 수치”라면서도 “이것이 마지막 환호가 될 수 있다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 시장이 약화하고, 새로운 부양책이 지연되고 있어 향후에는 소비 증가세가 둔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