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코로나 19로 임시 휴업에 들어갔을 당시 CGV 명동점 내부 모습./연합뉴스
국내 영화관업계 1위 CJ CGV가 관람료를 올리기로 했다. CGV의 관람료 인상은 지난 2018년 4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불어나는 적자를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다는 게 이유인데 가뜩이나 관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택한 관람료 인상이 수익 개선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CGV는 18일 “지속적인 임대료 상승 등 고정비 부담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영화업계 전체의 어려움이 장기화함에 따라 오는 26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오후1시 이후 일반 2D 영화 관람료를 주중(월~목) 1만2,000원, 주말(금~일) 1만3,000원으로 올렸다. 대신 이코노미·스탠다드·프라임 등으로 세분화했던 좌석 차등제는 폐지하고 앞좌석인 A·B열에는 1,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관람료가 대략 1,000~2,000원 정도 오르게 된다. 특별관 요금 체계도 바꿨다. 4DX와 IMAX 관람료는 인상하고 씨네 앤드 리빙룸 가격은 소폭 인하한다. 단 만 65세 이상 경로자, 장애인, 국가유공자에게 적용되는 우대 요금 체계는 유지한다.
CGV 관계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2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직영점 30% 일시 영업 중단, 희망 퇴직, 자율 무급 휴직 및 급여 반납 등 필사적인 자구노력을 시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영화관 매출 악화는 영화산업 구조상 영화 투자·제작·배급 등 전 분야 고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실제 국내 영화 관객 수와 매출액은 코로나 불안 심리 탓에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에 CGV는 올 상반기 2,021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관람료 인상이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관객 유인 효과가 큰 할리우드 대작 등의 상영이 크게 줄어든데다 넷플릭스를 위시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