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천우(왼쪽), 현재영 대표가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 판교의 한컴모빌리티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혜진기자
“거주지 우선주차장 같은 유휴 주차면을 확보해 주차 지옥으로 꼽히는 강남구에서 7,800면, 송파구에서 1만5,000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이 정도 규모의 주차공간을 새로 조성하려면 수백억이 들지만 한컴모빌리티는 센서설치 비용 30만원으로 해결했습니다.”
최천우·현재영 한컴모빌리티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주차 앱 ‘파킹프렌즈’의 차별화된 경쟁력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한컴모빌리티는 파킹프렌즈의 성장성을 인정 받아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 NH PE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았다. 회사 설립 후 첫 외부 투자인데도 100억원대의 대규모 자금유치에 성공했다.
파킹프렌즈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기반으로 주차공간 정보를 제공하고 예약·결제 등을 서비스한다. 도심에 있지만 기존에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던 거주자 우선주차장 등 유휴 주차장을 주로 공략한다. 주차공간에 센서를 설치하기 때문에 차량 번호판 인식시스템으로 주차를 관리하는 기존 기업들과 달리 저렴한 비용만 투자해 1개의 주차면까지도 특정 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지 여부를 파악해 서비스할 수 있다. 현 대표는 “설치·관리 비용이 큰 기존 사업장들은 한 두 면에 불과한 거주자 우선 주차장 같은 곳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한컴모빌리티는 주차공간에 센서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유휴 주차면을 공략했다”며 “유휴 주차공간은 24시간 차를 세워두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비는 시간을 활용해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정확한 주차면 사용 가능 여부를 출발 전에 파악해 예약하면 주차공간을 찾기 위해 평균 20분 정도를 배회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기존 기업들은 전국 34만 면 정도의 민영 주차장들을 공략하지만, 우리는 20만 면 정도의 유휴 주차면을 공략하기 때문에 성장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현재영 한컴 모빌리티 대표가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 판교 본사에서 공유주차 플랫폼 ‘파킹프렌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혜진기자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미래 성장기업 발굴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꼽히는 NH PE가 한컴모빌리티에 100억원을 투자한 것도 성장성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실제 NH PE는 투자를 결정하면서 한컴모빌리티가 주차장이 아닌 주차면 단위로 데이터를 취득하는 유일한 사업자로서 한글과컴퓨터(030520)가 보유한 인공지능(AI) 기술을 비롯해 지능형 솔루션(한컴 MDS)·IoT 무선 통신 솔루션(한컴 텔라딘)과의 시너지도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대표는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주차면 대시보드를 보여주며 “주차면 단위로 상태를 수집해 24시간 중 어느 정도가 점유됐는지, 하루에 차가 몇 번이나 들락날락하는지 정보까지 파악하는 곳은 한컴모빌리티가 유일하다”며 “현재는 이용자가 4만6,000명 수준이지만 매달 30%씩 성장하고 있어 올해 안에 10만명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컴모빌리티는 김상철 한컴 회장의 “공유경제 플랫폼을 찾아보라”는 주문에 따라 기존에 최 대표가 운영하던 주차업체 ‘미래엔씨티’를 지난해 1월 인수해 설립됐다. 여기에 한컴MDS(086960) 부사장이었던 IoT 전문가 현 대표가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됐다. ‘주차의 대가’와 ‘통신의 대가’가 힘을 합치면서 틈새시장 공략법을 찾은 셈이다. 최 대표는 주차정보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는 “비대면 시대에 수요가 늘고 있는 배달·픽업 뿐만 아니라 대리운전 등 각종 서비스들도 차량의 위치 공유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차량 뿐만 아니라 드론·킥보드 등 다양한 모빌리티들의 충전 장소와도 연계해 모든 모빌리티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 대표는 서비스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파킹프렌즈는 목적지를 예약·공유하고 주변의 맛집 등에 대한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확장될 수 있다”며 “혁신적인 서비스로 ‘주차업계의 배달의민족’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