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한국지도자아카데미 초청 ‘한국의 미래, 정치의 역할’이라는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박용진 의원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결단할 때 나라도 편 좀 들어줄 걸 지금은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7일 한국지도자아카데미 초청 ‘한국의 미래, 정치의 역할’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대통령이 국가적 이익을 위해서 타협한다면 언제든 대통령 편에 서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정치에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책임 있는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정직’과 ‘소신’을 꼽았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를 거대한 항공모함에 비유하며 “대한민국은 큰 나라”라면서 “인구 세계 28위(5,178만명), GDP 세계 12위(1조 6,463억달러), 1인당 GDP도 세계 27위(3만 1,838.2달러). 국내총생산과 국민총소득도 각각 세계 12위, 11위”라고 말했다. 이어“대한민국은 자동차, 배도 만들고 그 와중에 5G를 선도하는 국가”라면서 “3차 산업, 4차 산업이 동시에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연금 △인구문제 △기후에너지 등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숙제이자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문제들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국민연금은 30년 뒤면 고갈되고, 작년 출산율은 0.92로 OECD 국가 중에 유일하게 1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 정책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는 대통령 임기가 5년이다. 책임 있는 정치를 하라고 5년 단임제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대한민국 정치가 개혁조치를 하거나 중요한 과제를 했는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연금·인구·기후에너지 문제가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닌데 여전히 이 문제 답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일단 5년 단임제라는 대통령 임기의 문제가 있고, 대한민국 정치가 매일 싸우기만 하고 책임 있는 사회적 합의체를 못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치인은 ‘내로남불’해선 안 되고, ‘역지사지’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득권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달콤함을 나눠가지려고 하면 세상을 못 바꾼다. △타협하지 말자 △정직해야 한다는 정치적 소신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DJP연합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 △조지 워싱턴의 제이조약 △넬슨 만델라의 백인정부와 타협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인의 자세를 설명했다. 그는 “국가 지도자는 지지층의 욕을 먹고, 반대에 부닥쳐도 소신 있고 정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치적 안정이 사회적 안정, 그리고 개혁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 엄청난 이해가 서로 엮여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끌고 나가려면 대타협이 필요하다”면서 “대한민국이라는 큰 나라를 책임지는 데는 선동이 아니라 설득이, 주장이 아니라 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 최고의 개혁으로 불리는 대동법의 시행을 주장한 김육을 언급한 박 의원은 “정직하고 소신 있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다만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려면 외로울 거다. 많이 응원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미안하다는 발언을 했다.
한편, 박 의원은 내년 2월 출간을 목표로 정치와 관련된 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강의는 해당 책을 바탕으로 박 의원의 정치 소신을 간략히 전달하는 자리였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