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산 수리온 헬기와 개발 중인 소형무장헬기(LAH) 내부에 소형 무인기 또는 드론을 탑재, 작전 상공에서 살포·운영하는 유·무인 복합운영체계가 이르면 오는 2025년 도입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육군항공학교 등은 11월 초 항공 관련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회에서 열릴 세미나에서는 정찰과 표적 획득을 무인기나 드론이 담당하고 언덕이나 산 뒤에 은닉한 헬기는 위험표적에 대한 미사일을 발사하는 개념이 소개될 예정이다.
각종 계측장비를 부착하고 시험 비행 중인 소형무장헬기(LAH). 무인기를 탑재할 경우 LAH는 물론 수리온 헬기까지 생존성과 공격력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형 유·무인 복합체계의 최대 특징은 생존성과 공격력을 저예산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육군은 아파치 헬기를 도입하면서 미군처럼 아파치 부조종사가 무인기 그레이 이글을 통제, 조종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가격 문제에 봉착, 이 같은 대안을 찾게 됐다. 미 육군이 운용하는 무인기 그레이 이글은 체공시간이 25시간에 이르는데다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4발(스팅어 공대공 미사일을 선택할 경우 8발)을 탑재할 수 있으나 대당 가격이 300억원, 세트(4대) 가격은 1,300억원을 웃돈다.
군은 수리온 헬기와 소형 무장헬기의 중앙동체에 광학,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한 소형 무인기를 4~12대 적재해 작전 상공에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위험 목표에 대한 자폭 기능도 갖는 소형무인기는 이스라엘 IAI사의 미니 하피(Mini HARPY)의 국산화 모델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소형 무인기 가격은 약 10억~20억원 수준이다.
한국형 유·무인 복합체계의 탑재 무인기 후보인 미니 하피. 이스라엘 IAI사 제품을 기술도입, 국산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군은 내년부터 LAH 기체를 활용한 지상 실험에 착수, 2025년 국산화한 무인기를 탑재한 실제 비행을 실시할 계획이다. 군은 또 수리온 기체에 군집비행용 접이식 소형 드론 수십대를 탑재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육군 항공 관계자는 “동체에 적재공간이 없는 공격헬기와 달리 수리온과 LAH는 무인기를 실을 충분한 공간이 있다”며 “한국형 유·무인 복합 체제가 자리 잡으면 무장헬기로도 공격헬기의 역할을 일부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DD 관계자는 “시코르스키 SB 1이나 벨사의 V-280 등 미국이 개발 중인 차기 헬기의 형태가 지금까지의 공격헬기와 달리 중앙동체를 갖는 형식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도 무인기를 내부에 탑재하는 유·무인 복합체계를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파치나 코브라 공격헬기는 동체가 좁고 조종사와 부조종사의 좌석이 앞뒤로 나란히 배치된 탠덤식이나 수리온과 LAH는 조종사 2명의 좌석이 나란히 배치된 병렬(side by side) 방식이다.
조진수 한양대 교수(기계공학부·전 항공우주학회장)는 “헬기의 생존성과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무인 복합 체계는 세계적 추세”라며 “한국 고유의 이 시스템이 성공할 경우 우리 군의 전력 상승은 물론, 가격이 비싼 공격전용헬기를 구매할 여력이 없는 국가들에 대한 국산 헬기와 대전차 미사일 등의 수출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홍우 선임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