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의 경고 “국가채무 증가 너무 가파르다...신용등급 강등 우려”

조세연 재정포럼, 코로나19 감안해도 과도해
적자성 채무 4년만에 77.5% 급증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비상 상황을 고려해도 과도하다는 지적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19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에 따르면 김우현 조세연 부연구위원은 ‘2021년 예산안 및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 평가 보고서에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된 경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의 지속적인 증가는 현재의 특수한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가파르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중기시점에도 국가채무 증가 속도는 완화되지 않으며 채무의 내용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특히 대응 자산이 없어 조세 등을 통해 상환해야 하는 적자성 채무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24년 적자성 채무 전망치는 899조5,000억원이다. 2020년 전망치(506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불과 4년 만에 77.5% 급증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고용·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소득분배를 개선하는 등 복지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재정지출 소요는 증가하는 반면 세입 여건은 좋지 않은 탓이다.

보고서는 고령화·사회안전망 확충으로 의무지출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강한 재량지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다음 세대의 재정운용 폭이 줄어들 뿐 아니라 국가채무 수준에 따라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다른 연구자의 논문을 인용해 “국가채무가 약 30% 증가하면 (신용평가기관이)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춘다”고 경고했다.

김 연구원은 중기 재정 지출을 수반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과 관련해서도 “중요하고 좋은 정책이라도 단순한 정책 구호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정책을 구성하는 개별 사안들에 대한 깊은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한국판 뉴딜에 담긴 모든 정책들의 구호는 구체적인 그림과 목표가 설계되고 최대한 과학적인 근거들이 뒷받침될 수 있는 형태로 치환돼야 정책 실현 가능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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