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하는 여성의 집을 찾아가 자신이 직접 만든 폭발물을 터뜨린 혐의(폭발물사용죄)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이 남성은 ‘자해’ 목적으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수법이나 폭발 강도 등으로 미뤄 인명을 해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경찰을 판단하고 관련 증거물을 확보해 분석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폭발물 사용 혐의로 입건된 A(27)씨는 지난 17일 오후 8시5분쯤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계단에서 폭발물을 터뜨렸다.

A씨는 당시 폭발물을 현관이나 계단 등에 두지 않고 자신의 손에 쥔 상태로 점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폭발물은 원격 방식이 아닌 본체에 연결된 심지에 불을 붙여야만 폭발하는 구조로 이 폭발로 A씨는 왼손에 영구적 손상 가능성이 있는 큰 상처를 입었다. 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폭발물 제조 기술을 습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집에서는 폭발물 제조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종의 화학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모두 압수해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 부서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다만 폭발물 제조에 쓰인 화학물질 성분은 모방 범죄 우려 등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만든 폭발물은 사람이나 건축물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의자가 손을 심하게 다친 상태여서 구체적 경위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범행 동기 부분은 관련 진술과 정황을 종합했을 때 자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A씨는 이 아파트에 사는 한 여성과 그의 아버지에게 교제를 허락해 달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