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70대 김모씨는 30년 전 약사로 근무하던 당시 제약회사 영업직원의 권유에 못 이겨 신풍제약 종이 주권을 취득했다. 그러나 회사 실적이 부진하면서 매년 받는 미수령 캠페인 통지문도 무시했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바이오주가 급등했다는 소식에 종이 주권을 들고 한국예탁결제원에 방문하자 종이주권과 배당주식의 시세 합계가 약 1억원에 이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예탁결제원이 김씨처럼 주주들이 미처 받지 못한 배당·주식을 되찾아주기 위해 휴면 증권 투자재산을 찾아주는 캠페인을 실시한다.


예탁원은 26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2020년도 휴면 증권투자재산 찾아주기 캠페인’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예탁원은 지난 2009년부터 미수령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왔고, 지난 2018년부터는 실기주과실까지 같이 찾아주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실기주과실 관련 주식 774만주, 미수령주식 4억5,000만주가 원래 주주에게 돌아갔다. 액수로 보면 실기주과실대금 708억원, 미수령주식 8,234억원어치가 본 주인을 찾았다.

실기주과실과 미수령주식은 예탁원에서 관리하는 대표적인 휴면성 증권투자 재산이다. 올해 9월 기준 예탁원이 보관중인 실기주과실 주식은 약 107만주며 실기주과실대금은 약 375억원이다. 미수령주식은 약 260만주로 시가로 환산하면 약 277억원에 달한다.

실기주는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실물로 내놓은 이후 주주 본인의 이름으로 개서하지 않은 주식을 말한다. 실기주에서 나온 배당 혹은 무상주식을 실기주과실이라고 한다. 미수령주식은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실물주권을 자신의 명의로 직접 보유한 주주가 주소 변경 등의 이유로 통지문을 받지 못해 발생한 배당·무상주식을 뜻한다.

예탁원에서는 실물주권 보유 주주들이 실기주과실·미수령주식 발생 사실을 알지 못해서 휴면성 증권투자 재산이 나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예탁원은 관련 기관과 협조해 주주들에게 직접 연락함으로써 실기주과실·미수령주식의 주인을 찾아주고 있다. 실기주과실의 경우 주주가 실물주권을 입·출고한 증권사와 함께, 미수령주식은 행정안전부와 협조해 원래 주인을 찾아줄 계획이다. 또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고려해 영상통화 등을 활용한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해 휴면성 증권을 돌려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실기주과실이나 미수령주식 발생 여부는 예탁결제원 홈페이지를 통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