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이 건조한 중형급(MR) 탱커 모습/STX조선해양 홈페이지
STX조선해양이 KHI인베스트먼트와 유암코(연합자산관리)를 새 주인으로 맞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부터 시작된 STX조선의 부활의 노래가 이번에는 빛을 볼지 주목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이달 말 매각 공고를 내고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공개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STX조선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지분율 39.8%)은 인수우선협상 대상자인 KHI-유암코 컨소시엄과 스토킹호스 방식을 위한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스토킹호스는 예비 인수자와 수의계약을 맺고 공개 입찰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인수자를 찾는 방식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STX조선 주주인 산은과 채권단 등이 보유한 지분 100%다. 매각 가격은 4,000억원이 안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암코는 STX조선 인수를 위해 올해 중순부터 꾸준히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파트너를 찾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투자자(SI)들과 접촉했었다.
유암코와 함께 STX조선 인수를 추진하는 KHI는 인수합병(M&A) 귀재로 알려진 김광호 회장이 이끄는 곳이다. 무역업과 한계기업 턴 어라운드에 특화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두산상사 등 두산그룹에서 해외 지사장 등을 역임하다 퇴사 후 ㈜윌트론을 세워 투자업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모나리자, 2005년 쌍용C&B(옛 쌍용제지) 및 엘칸토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특히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상태였던 모나리자는 80억원에 인수해 2013년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에 913억 원에 매각, 큰 관심을 끌었다.
STX조선은 모기업의 어려움과 조선업 불황이 겹치면서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돌입했다. 하지만 정상화를 이뤄내지 못했고 2016년 6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당시 채권단의 출자전환, 상환 유예 등으로 자금난을 해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조선업 경기가 받쳐주지 못해 2018년 5월에는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고강도 자구계획을 전제로 한 조건부 경영정상화 약정을 체결했다. 비영업자산 매각, STX프랑스 일부 지분 등 비핵심자산 매각, 인력감축, 무급 휴직 등의 조처를 취하면서 현재까지 버티고 있다. 올해 6월부터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남 진해에 위치한 STX조선의 야드 모습/서울경제DB
다만 최근에는 조선업 경기가 살아나면서 8월 국내 해운사와 탱커 3척 건조계약을 체결했고 지난달에는 해운사 2곳과 중형(MR)급 탱커 건조 의향서를 체결하는 등 일감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경상남도는 STX조선과 노사정 협약을 통해 고용유지와 투자 유치를 약속하는 등 새 주인 찾기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