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정치] 국민의힘 지지율…‘견조’인가, ‘답보’인가

김종인 위원장 취임 직후인 6월 1주와 10월 2주
한국갤럽 기준 1%P, 리얼미터 기준 2.1%P 올라
8월 2주 청와대 참모진 다주택 보유 논란 등으로
정점 찍었지만 다시 우하향, 사실상 제자리 걸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대차 3법 개정 후폭풍,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더불어민주당의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탈한 이의 지지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데 한계에 달한 것 아닐까요. 아무래도 대선 주자가 나타나야 지지율이 오를 것 같습니다.”(정치권의 한 관계자)

“민주당 의석수 174석, 국민의힘 의석수 103석…국회 전체 의석수가 300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석수대로 지지를 받는다면 산술적으로 민주당 58%, 국민의힘 34.3%가 돼야 하는 것 아닙니까. 격차로 따져보면 23.7%포인트입니다. 지금 지지율 그만큼 차이 안 납니다. 국민의힘이 잘하고 있다는 얘기죠” (국민의힘의 한 의원)

‘우상향’도 ‘우하향’도 아닌 ‘수평선’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국민의힘 지지율을 놓고 정치권에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다른 한쪽에서는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닌가 하는 주장을 제기한다. 국민의힘 10월 2주차 기준 지지율은 한국갤럽(10월13~15일) 18%, 리얼미터(10월12~16일) 29.6%다. 같은 기간 민주당은 38%와 32.2%. 격차는 각각 20%와 2.6%다.

<자료 : 한국갤럽>

우선 한국갤럽 지지율 보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월1일 취임한 이후 지지율은 완만한 상승 그래프를 그렸다. 10월 2주차까지 놓고 볼 때 정점은 8월 2주차 27%였다. 그 배경을 놓고는 ‘달라진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 ‘민주당에 실망해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린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진의 다주택 소유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다시 말해 후자라는 것이다.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거짓말처럼 다시 10%대 후반으로 꺼졌다. 김 위원장이 취임 직후(17%)와 현재(18%)의 지지율을 비교해보면 불과 1%포인트만 올랐을 뿐이다. 추미애 장관의 아들 특혜 휴가 의혹, 윤미향·이상직 의원 사태, 북한군의 해수부 공무원 사살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여권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여권 입장에서 악재가 연이어 터졌는데도 말이다. 상황이 이렇자 김종인호(號) 위기론도 나온다.




<자료 : 리얼미터>

리얼미터 지지율을 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6월 1주 27.5%였던 지지율은 10월 2주 현재 29.6%다. 2.1%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한국갤럽과 마찬가지로 최고치는 8월 2주에 찍었다. 36.3%로 민주당(34.8%)을 앞질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국민의힘이 처음으로 민주당을 지지율로 이긴 것이다. 이후 30%선에 맴돌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다시 최근 30% 밑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민주당은 3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국민의힘은 현재의 지지율 추이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현재의 지지율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지지율은 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오름세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지지율이 크게 오르면 국민의힘은 오만에 빠질 수 있고 민주당의 견제도 거세질 수 있다”며 “양당의 의석수 차이를 감안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선방하면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대로라면 30%가 국민의힘 지지율의 ‘마의 벽’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민주당의 숱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데 민주당이 ‘잘할 경우’ 국민의힘 지지율이 어떻게 되겠느냐는 것이다. 사회적 양극화 심화와 세대 간 갈등 고조 등으로 우리나라의 정치 지형이 진보 쪽으로 기울어 구조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앞서기는 힘들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본격적인 지지율 싸움은 이제부터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금이야 각 당이 지지율 추이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다손 치더라도 선거를 앞두고는 사실상 지지율 제고에 목을 매야 하는 탓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당의 목적 자체가 정권을 잡는 것이고,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표를 얻어야만 한다”며 “지지율이 표심의 바로미터 아니겠냐. 지지율 신경 안 쓴다는 정치인 얘기는 모두 거짓말이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는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한국갤럽 10월 2주차 조사는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 추출 방식은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이다. 전화조사원이 인터뷰 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8%(총 통화 5,640명 중 1,001명 응답 완료)다. 리얼미터 10월 2주 설문조사의 경우 18세 이상 유권자 5만7,547명 중 2,523명이 응답했다.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통계보정은 2020년 7월 말 행안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림가중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