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18일 관세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인천공항 면세점 피크타임 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 이 장기화되는 만큼 면세품의 비대면 거래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지난 4월말부터 한시적으로 허용된 면세품의 ‘제3자 국외반송’에 따라 코로나 19로 방한이 불가능한 해외 면세사업자에게 면세품을 배송해주고 있다. 5개월 동안 이 조치로 면세업계 순 매출액은 6,0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관세청·문화체육관광부·한국면세점협회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 3자 반송을 한시적으로 허용함에 따라 늘어난 면세업계 매출은 이달 2일 기준 5,865억 원이다. 건수로 따지면 1,305건의 비대면 거래가 성사됐다. 3자 국외 반송이란 국내 면세업체가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입국하기 어려워진 해외 면세 사업자에게 세관 신고를 마친 면세물품을 원하는 장소로 보내주는 제도다. 도매 법인으로 등록된 보따리상들이 한국에 입국하지 않아도 원하는 면세품을 현지에서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관세청은 이 같은 재고 면세품 내수 통관 판매와 3자 국외 반송을 지난 4월 말부터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문제는 해당 지원책이 이달 29일 종료될 뿐 아니라 관세청 고시상 법인 사업자가 아닌 해외 소재 개인 구매자는 면세품 비대면 거래가 아예 불가하다는 지점이다. 이에 현행 관세청 고시가 ‘구매자가 인도장에서 직접 인도받아 출국’하는 것만 가능하도록 반출 주체 및 방법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외국에서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구매하더라도 반드시 국내 공항에 와서 직접 수령해야 하는 사실상 대면 거래만 허용하고 있다.. 한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제 3자 국외 반송 허용 조치도 원칙적으로는 해당 고시에 어긋난다.
추 의원은 관세청 고시 개정 등을 통해 면세업계의 비대면 거래 활성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관세청 고시에 항목을 신설해 ‘국내에 입국하지 아니한 외국인이 전자상거래방법에 의하여 물품을 구매한 경우 해당 구매자의 주소지로 판매 물품을 배송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게 대표적이다. 추 의원은 “전례 없는 감염병으로 비대면 시대가 정착한 만큼 고사 위기에 놓인 면세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해외소재 외국인에 대한 면세품 온라인 판매를 한시적·조건부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나아가 재난상황 시 특허수수료의 한시적 면제 규정을 도입하는 등 벼랑 끝에 몰린 국내 면세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단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19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며 면세점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가 된 상태다. 추 의원실 문체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215억 달러이던 우리나라 관광 수입은 올해 7월 기준 51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해 8월 기준 635만 명이던 우리나라 입국 여행자는 올해 8월 기준 23만 명으로 줄어들며 1년 새 96%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해 상반기 11조 6,568억 원이던 면세점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 7조 3,323억 원으로 쪼그라들어 37%나 급락했다. 코로나 19 확산 전인 1월 기준 3만 4,968명이던 면세점 종사자 수도 7월 기준 2만 4,241명으로 감소하는 등 고용 충격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