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웅제약, '코로나19 치료제 3호'에 100억 쏜다

췌장염약 주성분 '카모스타트'
바이러스 감염억제 효과로 주목
멕시코서 임상...치료 효과 검증
멕시코 이외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


대웅제약(069620)이 자사의 세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카모스타트’ 에 약 1,000만(한화 약 113억 원) 달러를 투자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20일 “호이스타정의 주성분인 카모스타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1,0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현재 멕시코에서 해외 연구자 2상을 진행하고 있는 의약품의 다국적 임상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멕시코에서 경증 또는 중등증의 코로나19 외래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관찰기간을 포함해 40여 일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멕시코 이외 다양한 국가에서도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카모스타트는 만성 췌장염이나 위절제 수술 후 쓰이는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의 주성분이다. 호이스타정이 독성 안정성 검사 등을 통과해 이미 시판되고 있는 제품인 만큼 카모스타트는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얻어 1상 없이 곧바로 2상에 진입했다. 카모스타트는 독일 게오르크 아우구스트 대학 연구팀이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을 통해 카모스타트 메실산염이 코로나19의 원인인 ‘SARS-Cov-2 바이러스’의 폐 세포 감염을 막는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논문에 따르면 카모스타트는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에 필요한 프로테아제(TMPRSS2)의 활성을 억제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내 진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대웅제약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인 파스퇴르 연구소도 사람 폐 세포에서 카모스타트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억제 효능을 평가한 결과 대조군으로 사용된 렘데시비르 보다 우수한 항바이러스 효능이 확인하기도 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 뿐 아니라 일성신약(003120), 명문제약(017180) 등도 카모스타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어 임상을 통과해 효과가 입증되면 국내 의료진들도 손쉽게 코로나19 치료제를 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안전성이 이미 검증된 약물재창출 방식의 코로나 치료제인 만큼 의료현장에 빠르게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웅제약은 카모스타트 외에도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최근 호주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아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임상 시험에 돌입한다.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치료제는 연내 임상 2상 진행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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