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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SK가 되사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되면 금액을 낮출 방법이 있긴하다. 임대차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사옥을 옮기면 된다. 이렇게 되면 이지스 측은 임차인 부재에 따른 위험으로 건물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딜이 유찰되면 SK는 더 낮은 금액의 입찰자 금액에 콜옵션을 행사하면 된다. 하지만 SK 측이 이런 방식을 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투자자로 참여한 상황에서 딜을 유찰, 가격을 낮춰 연금의 수익률을 낮출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투자자이면서 콜옵션을 보유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SK 측이 1조원 수준에 본사를 인수해 현재 추진 중인 리츠를 통해 유동화 할 경우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SK는 SK㈜하에 리츠를 설립하고 리츠가 일부 계열사의 사옥 등 부동산을 매입한 뒤 계열사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모리츠가 찬밥신세라고 하지만 주가 변동성이 적어지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SK그룹 계열사가 확실한 임차인인 건물에 투자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물을 비싸게 매입해 리츠로 돌리면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 임대료를 높여야 해 부담이 커질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공모리츠가 아닌 사모리츠 시장에서는 풍부한 유동성으로 연 5% 수준의 배당에도 투자자가 줄을 선 만큼 SK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