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민간 땅값 '1경원' 돌파..文정부서 연 890조원씩 상승

경실련, 민간 땅값 역대 정권별 분석
이명박·박근혜 정부 연평균 상승액은 101조원
文정부, 노무현 정부 연 상승액보다 42% 높아

서울시가 부지용도를 공원으로 변경한 대한항공 소유 종로구 송현동 부지 모습./연합뉴스

우리나라 민간이 소유한 전국 토지의 가격이 문재인 정부에서 1경원을 돌파했다는 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현 정부의 연평균 땅값 상승액은 890조원으로 역대 정권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연평균 땅값 상승액인 100조원과 비교해 9배 수준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 동안 가구당 연소득 상승액은 552만원에 불과했지만 같은 기간 가구당 땅값은 1억 3,00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역대 정권 별 민간이 소유한 우리나라 땅값을 분석한 결과 2016년 말 시가로 7,435조원이던 민간 소유 땅 가격이 지난해 말 1경 104조원으로 2,669조원(31%) 상승했다고 밝혔다. 1990년 말 우리나라 민간소유 땅값 1,484조원과 비교해 6.8배 오른 수치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민간소유 땅값 상승액을 보면 2016년 말~2019년 말까지 2,669조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02년 말부터 2007년 말까지 노무현 정부에서의 땅값 상승액인 3,123조원보다는 작은 수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의 연평균 땅값 상승액은 890조원으로 역대 정권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무현 정부에서의 연평균 땅값 상승액인 625조원보다 42% 높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연평균 땅값 상승액인 101조원과 비교하면 8.8배에 이른다.

정권별 땅값(민간+정부 소유) 변동./자료=경실련·한국은행·국토부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김영삼 정부 초 1,864조원이던 우리나라 민간 땅 가격은 1997년 말 2,247조원으로 정권 초 대비 21% 상승했다.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말에는 3,400조원을 기록하며 정권 초 대비 51% 상승했다. 노무현 정부에 들어서면서 민간 소유 땅값은 2007년 말까지 6,523조원으로 올라 92%의 임기 초 대비 상승률을 보였다. 이후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말 땅값은 6,328조원을, 박근혜 정부 말기에는 7,435조원을 기록했다. 이날 경실련은 “1990년 이후 땅값 상승액의 67%가 노무현·문재인정부에서 올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초기에 추진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구소득은 3년 동안 10%가량 오를 때 땅값은 36%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 월평균 가구소득은 2016년 말 5,172만원에서 지난해 말 5,724만원이었다. 반면 경실련이 밝힌 가구당 땅값은 같은 기간 3억 6,000만원에서 4억 9,000만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가구소득 상승액 552만원과 비교해 땅값은 23배 오른 것이다.

정권별 연평균 땅값 상승액 비교./자료=경실련·한국은행·국토부

아울러 경실련은 한국은행과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땅값이 실제 땅값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정부소유 땅 제외 땅값은 2019년 말 기준 6,590조원으로 경실련 추정치보다 3,500조원 낮았다. 국토부는 올해 공시지가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발표 자료를 근거로 표준공시지가 상승률을 적용한 결과 경실련 추정 땅값보다 5,700조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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