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호 사고 유가족에 먼저 다가간 文...'의로운 죽음' 위로

文, 21일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참석
靑 "외면하지 않고 도우려다 함께 참변 당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종우 경감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연합뉴스

“사고 소식을 접하고 매우 안타까웠는데, 안타까움 속에서도 오늘 다시 한번 그 의미를 생각해 볼 기회가 됐습니다.”

21일 오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문재인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청와대로 떠나기 앞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종우 경감의 유족인 부인과 아들에게 다가가 이같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의암호 선박사고는 지난 8월 6일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관리 업체의 연락을 받고 고 이 경감 및 춘천시청 주무관, 기간제 근로자들이 의암호에서 수초섬 결박 작업을 벌이다 선박 세 척이 전복된 사고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안타까운 사고였지만 사고의 의미가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문 대통령은 생각하고 있다. 당시 사고현장의 CCTV로 확인한 결과, 경찰 순찰정과 관리업체의 보트, 시청 환경감시선 등에 나눠 타고 작업을 벌이던 중 고 이 경감이 탄 경찰 순찰정이 가장 먼저 전복됐다. 수상통제선(와이어) 로프가 끊어지면서 와이어에 걸렸기 때문이다.

당시 거센 물살을 뚫고 경찰 순찰정이 마지막까지 업체 보트를 구조하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고 이 경감과 춘천시청 주무관(고 이영기 주무관)이 탄 경찰 순찰정이 뒤집히자 그쪽으로 업체 고무보트와 시청 환경감시선이 이동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두 척 모두 순식간에 전복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긴박한 순간, 서로를 구조하려다 함께 사고에 휘말린 것”이라며 “수초섬을 건져보려고 민·관·경찰이 힘을 모아 애쓰다가 절박한 상황이 닥치자, 외면하지 않고 도우려다 함께 참변을 당한 것”이라고 의암호 선박사고의 본질을 짚었다.

이 같은 이유로 문 대통령은 고 이 경감 등의 죽음을 ‘의로운 죽음’으로 생각하고 있다. 강 대변인은 “오늘 유족들에게 다시 한번 의미를 생각한다고 언급한 이유”이라고 설명했다.

고 이 경감은 현재 순직절차를 밟고 있다. 강 대변인은 “조만간 인사혁신처가 순직 심의를 할 예정”이라며 “순직으로 결정이 되면 국가가 유공자로 예우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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