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바른 중국,동남아팀의 팀장 이영희(가운데) 변호사, 김중부(왼쪽) 중국변호사, 최재웅 변호사가 지난 20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600억원 규모의 소송 건인 중국고섬 상장폐지 사건은 최근 법무법인 바른 중국·동남아팀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주요 현안이다. 9명의 파트너 변호사가 대거 투입했다. 중국 대형 은행과 국내 대형 금융기업들이 다수 엮여 복잡한 이 사건은 중국과 국내 간 소통 채널을 구성하는 로펌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중국 법률시장에서 다년간 근무해온 변호사들로 채워진 바른 중국·동남아팀이 사건을 수임할 수 있었던 이유다.
20일 서울경제와 만난 법무법인 바른 중국·동남아시아팀은 오랜 기간 중국 로펌들과 협력을 통해 중국은 물론, 동남아로 업무영역을 뻗어 나가고 있다. 중국·동남아팀은 김현웅(사법연수원 16기) 전 법무부 장관을 대표변호사 수장으로 중국·동남아팀장 이영희 변호사(29기)와 중국팀장 김중부 외국변호사, 싱가포르팀장 오희정 외국변호사, 최재웅 변호사(38기) 등 15명의 파트너변호사와 5명의 고문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동남아팀은 2016년부터 싱가포르 로펌 QWP에 변호사를 파견했다. 또 현지 로펌과 공동으로 코리아 데스크를 설치 운영하는 등 긴 준비 끝에 올해 9월 싱가포르 대표사무소를 세웠다. 이영희(사법연수원 29기) 중국·동남아시아팀장 변호사는 “로펌 업계 중에선 싱가포르에 대표사무소를 차린 게 처음”이라며 “홍콩에서 시위가 이어지면서 동남아 금융의 무게중심은 싱가포르로 이동하고 있다. 싱가포르를 동남아 교두보로 생각하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은 국내 대형 로펌 중 첫 진출로 한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법률 서비스는 물론 현지 시장이나 경영 상황에 대한 정보 및 네트워크 형성 기회도 제공한다.
바른 중국·동남아팀은 기존 국내 로펌과는 현지 공략에서도 차별성을 보인다. 통상 국내 대형 로펌의 경우 주로 해외 시장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현지 로펌 한 곳과 주로 일한다. 하지만 바른은 사건에 따른 선별적 현지 로펌 선택으로 대(對)고객 법률 서비스 제공에 차별을 두고 있다.
최재웅(38기) 변호사는 “사건마다 가장 적합한 현지 로펌을 선임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일률적으로 한 로펌만 선정해 한다면 유동적으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그렇다. 이는 중국 법조시장을 전국 단위로 잘 이해하고 꿰뚫고 있어야만 가능하다. 여기서 중국 쪽 네트워크가 풍부한 김중부 중국변호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2014년~2016년 광동신달 로펌 북경사무소 대표변호사 등을 지내며 중국서 한인들이 아닌 중국인들과 주로 교류하며 변호를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변호사는 “예컨대 북경에 본사를 둔 현지 대형 로펌이 항주에 있는 지역 중소형 로펌보다 항주 지역 기반 사건을 잘할 수 없다”면서 “현지 네트워크로 그런 부분까지 파악해 지역 변호사들과 협력이 가능한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재기자
중국·동남아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는 바른의 손길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자문부터 국내 기업과 중국·동남아 기업 간 인수합병(M&A), 중국·동남아 지역 상속·증여 등 세무 관련 자문까지 이어진다. 또 중국 고섬 상장폐지 사건과 같이 국내 및 중국·동남아 지역에서의 기업 간 소송과 중재, 또 해외 법인의 국내 투자 자문, 반대로 해외 투자처에 대한 법률 검토 및 협력관계 관련 자문도 하고 있다.
주요 현안 사건으로는 △주식회사 피죤의 중국 자회사인 벽진일용품유한공사 매각 관련 자문 건 △국내 유명 연예인의 상하이 전시회 개최관련 법률자문 건 △중국 대형 금융기업을 대리하여 국내 송무사건 진행 △중국 대형 부동산기업의 국내 투자와 관련된 자문 및 송무대리 등이 있다.
한편 중국·동남아팀의 팀 분위기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한다. 팀장인 이영희 변호사는 “일주일에 한 번 팀끼리 식사를 하고 어디를 놀러 갈지 계획도 한다. ‘팀워크’를 중요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