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7원50전 내린 1,131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3월22일(1,130원10전)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낮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원10전 하락한 1,138원30전에 거래를 시작한 뒤 장중 낙폭을 확대하며 1,131원10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원화가 초강세 흐름을 지속하는 것은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22% 내린 6.6781위안으로 고시했는데 이는 2018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추가 부양책 논의에 급물살을 타면서 위험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최근 빨라지는 것은 외환당국인 한국은행이 이를 어느 정도 용인한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도 한 요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9월 중순 이후 원화 강세는 이전에 상대적인 약세가 해소되는 것으로 설명하며 환율 하락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 총재 발언 후 일주일 만에 15원이나 떨어졌다.
환율이 1,120원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환율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수출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국내외 주식 투자자에게도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보다 줄었다고는 해도 당국 입장에서는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