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2(사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한다.
BOE의 공급물량이 많지 않지만 그간 한국 업체들이 아이폰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해오던 구도가 깨진 것이다. 저가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을 밀어낸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에서도 시장 잠식에 나섰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BOE는 애플이 이달 출시하는 첫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아이폰12에 6.1인치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OE의 이번 공급물량은 소량이지만 내년에는 출하량을 점차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BOE는 그동안 아이폰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애플의 까다로운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번번이 좌절했다. 업계에 따르면 BOE는 아직 애플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고 이달 말께 다시 테스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BOE가 아직 애플의 정식 공급업체가 아닌 만큼 이번 공급물량은 수리용 백업 제품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은 BOE의 애플 납품 소식에 긴장하고 있다. BOE가 애플의 검증을 통과해 정식 공급업체가 되고 내년부터 납품물량이 늘어나게 되면 가격 협상 등에서 국내 업계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OLED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을 처음 내놓은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에 패널 전량을 의존해오다가 지난해부터 LG디스플레이로 공급선을 다변화했다. 국내 업체들은 올해 애플에 총 8,000만대의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라 앞으로 화웨이에 OLED 패널을 공급하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BOE의 가세로 애플 공급물량까지 줄어들게 되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