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尹, 똑바로 앉으라" vs 野 "추미애 '오만방자'보다 수십 배 예의 발라"(종합)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이 22일 국정감사에 나온 윤석열 검찰총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난 국정감사를 언급하며 “추 장관보다 수십 배 예의 바르게 답변 중”이라며 “지적도 공정하게 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에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부른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질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은 윤 총장의 태도를 지적하며 “자세 똑바로 하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윤 총장을 향해 “전파진흥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부적격 판정에 기초해 옵티머스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한 바 있다”며 “공기업 투자 금액이 800억원에 가깝고 3,200억원에 가까운 민간투자가 들어온 사건이다. 어떻게 허술한 무혐의 결정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고, 윤 총장은 “저는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이 “총장님이 이번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뭐라고 했느냐하면,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작년 봄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았던 건가”라고 되물었고, 윤 총장은 “(당시에는 옵티머스로 인한 전파진흥원의) 피해가 없었다”며 “당시 사건은 전파진흥원이 (피해액을) 환수한 상태에서 수사 의뢰가 와서 피해자가 없었던 것”이라고 답변했다.

곧이어 박 의원이 “그것이 바로 윤 총장의 단견이다. 전파진흥원만 보고 민간투자 (피해)는 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고, 윤 총장은 박 의원의 질문 공세에 ‘허 참’이라고 답답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박 의원은 윤 총장에게 “자세를 똑바로 하라”며 “지금 피감기관 입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윤 총장은 자세를 고쳐 앉았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같은 당 소병철 의원도 질의에 앞서 “증인의 답변 태도가 묻는 말에만 답을 해야 하는데, 의원 질문에 총장 답변이 더 길다. 하나를 물으면 10개를 답한다”며 “우리는 7분을 갖고 하는데 누가 누구를 국감하는지 모를 지경”이라며 윤 총장의 답변 태도를 지적했다.


이어 소 의원이 “윤 총장은 아까 박범계 의원, 김종민 의원 말씀 중에 위증 경고가 나오니 말을 바꿨다”며 “예를 들면 박범계 의원이 이주영 변호사와 함께 문상을 갔느냐고 물어보니 처음엔 ‘없다’고 하더니 위증 경고에 ‘기억에 없다’고 말을 바꿨다”고 쏘아붙였다.

‘말을 바꿨다’는 주장에 윤 총장이 “(문상을) 등산으로 잘못 들었다”고 답하자 소 의원은 갑자기 “잠깐만요!”라고 소리치면서 “증인 발언 순서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국감은 처음 본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도 윤 총장에게 “의원 질의에 장시간 답변을 하는 건 주의해 달라”며 “의원이 질의하는데 중간에 끼어들어 답변하면 질의하는 의원과 답변하는 총장이 서로 자기 말만 하게 된다”고 주의를 줬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의원들의 ‘태도 지적’이 이어지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반박에 나섰다. 장 의원은 “왜 증인마다 이렇게 위원장님의 지적이 다른지, 답변과 태도에 대해 누구는 지적받아야 되고 안 받아야 하는지 지적하고 싶다”며 “추미애 장관은 야당 의원이 ‘장관님, 장관님, 장관님’ 세 번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았고 ‘소설 쓰시네’, ‘27번 윽박질렀다’ 등 야당 의원의 말에 비웃기까지 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의 답변 태도는 추미애 장관보다는 수십 배 예의 바르다”며 “윤 총장은 박범계 의원이 ‘똑바로 앉으세요’라고 하니 똑바로 앉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서 “증인의 태도 문제가 있다고 하면 적당히 지적해야 하겠지만, 추미애 장관 답변 태도에 대해서도 엄중히 경고하고 똑바로 앉아서 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답변하라고 했어야 했다”며 “(추 장관은) 우리 야당 의원의 답변 태도와 내용까지 문제 삼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덧붙여 “(추 장관의)오만방자한 태도에 대해선 가만히 있고, 자세한 설명을 하는 사람을 혼을 내고 있다”며 “지적도 공정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윤 총장이 하나를 물으면 열개를 답하는 것은 답변을 많이 하는 것으로 (답변을 많이 하면) 좋은 일인데 왜 민주당이 막느냐”면서 “민주당이 윤 총장 한 명을 상대로 ‘화력’이 모자라는 것 같다”고 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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