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001500)이 동학개미 유입에 따른 주식거래 대금 확대와 IB 부문 수익 급증 등에 힘입어 3·4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5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의 2배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3·4분기 만에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업계 첫 주자인 현대차증권의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좋자 향후 실적 발표를 앞둔 증권사에 대한 기대도 한껏 높아지는 모양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3·4분기에 매출 2,059억원 영업이익 544억원 기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406억원이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88억원) 대비 188.8%,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35억원) 대비 200.6% 급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28.5% 늘었고, 영업이익은 33.2%, 순이익은 42.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도 3분기 만에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3분기까지 현대차증권의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5.4% 증가한 1,284억원이며,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46% 증가한 938억원에 달한다. 현대차증권의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08년 설립 이래 처음이다
리테일부문은 거래대금 증가 속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위탁매매 이익이 급증했다. 3·4분기 현대차증권 리테일 부문 순영업수익은 289억원으로 전년동기(110억원) 대비 160%이상 급증했다. 사상 최대치였던 직전분기(233억원)와 비교해도 24% 이상 급증한 수치다. 현대차증권은 디지털 경쟁력 제고, 지난 6월 서비스를 시작한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의 대상국가 확대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리테일부문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IB 부문 순영업수익은 540억원으로 전년동기(231억원) 대비 130%이상 급증했다. 인천 항동 저온 물류센터(1,650억) 및 남양주 다산지금지구 복합시설(2,600억) 등이 사상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물류센터,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수도권 핵심 입지 개발사업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며 “몇년 간 지속된 딜 참여자와의 관계 강화와 금융자문 확대 노력이 부동산 금융 부문의 지속성장과 수익 안정화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증권업계 지난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확대에 나선 가운데 현대차증권은 역시 지난해 10월 1,036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이후 갑작스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일부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이 늘어난 상태에서 수익 개선 폭이 부진함에 따라 수익 지표는 하락한 반면 현대차증권의 3·4분기 연 환산 ROE는 약 12.1%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4% 상승했다. 지난달 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481.9%로 중소형 증권사 중 최상위 수준이며 우발채무비중 역시 기준 57.0%로 꾸준히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업계추정치인 250억원대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현대차증권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실적 발표를 한다는 점에서 향후 증권사의 실적 전반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증권업계 3·4분기 실적은 호조를 이어가겠지만, 2·4분기만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였다. 이날 증권주들은 일제히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실적 발표를 한 현대차증권은 전일보다 6.67%(700원) 오른 1만1,2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메리츠증권은 3.14, 대신증권(003540)도 3.88%, 키움증권(039490)은 3.45% 오른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오후 2시27분 기준 KRX증권지수는 전날보다 1.82% 오른 상태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