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아파트 단지 전경.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매매시장이 안정됐다”고 평가했지만, 부산·대구·대전·울산 등 지방 광역시 인기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와 대전 유성구, 대구 수성구 등은 한 달 새 수억원씩 높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여전한 가운데 교육과 생활여건이 우수한 지역으로 쏠림현상이 생기며 나타난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방서 뜨거운 ‘해수유남’ 집값=서울에서 강남 3개 구가 집값을 선도했다면 지방에서는 최근 매매가를 주도하는 지역이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대전 유성구, 울산 남구다. 이른바 ‘해수유남’ 지역은 지난달부터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2~3%를 기록 중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달부터 이달 12일까지 3.4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평균 상승률(0.38%)의 10배 가까운 수치다. 서울(0.06%)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부산 해운대구 역시 이 기간 각각 2.67% 올라 ‘집값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울산과 대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울산 남구는 2.49% 상승했고, 대전 유성구는 2.27% 올랐다.
개별 아파트 단지를 살펴봐도 최근 매매가 상승세가 뚜렷하다. 부산 해운대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57㎡는 이달 21일 18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달 초 같은 평형이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새 3억7,000만원 상승한 것이다. 대구 수성구 수성롯데캐슬더퍼스트 전용 84.6㎡ 역시 지난달 초 7억4,800만원에 실거래됐는데 이달 들어 8억6,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대전 유성구 반석마을 3단지 호반베르디움 전용 114㎡는 한 달 새 매매가격이 1억7,000만여원 올랐다. 울산 남구 문수로 2차 아이파크1단지 전용 101㎡도 이달 1억원가량 오른 13억원에 손바뀜됐다.
◇교육·생활여건 우수에 쏠림 심화=서울에서 강남 3개 구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비강남 지역의 아파트값 격차가 커졌던 것처럼 지방 광역시에서도 ‘해수유남’ 등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간 아파트값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가 급등 양상을 나타낸 반면 부산 중구(-0.38%), 영도구(0.01%) 등은 큰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대구 역시 수성구와 달리 북구(0.1%)는 시장이 고요했다. 대전 역시 유성구가 2% 이상 오른 반면 중구(1%)와 동구(1.1%)는 상대적으로 오름세가 낮았다. 울산도 남구가 주목을 받았지만, 동구(-0.01%)는 마이너스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교육·생활여건이 우수한 지방 랜드마크 중심으로 쏠림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등은 해당 도시의 상징적인 ‘랜드마크’ 지역”이라며 “현 정부의 특목고 폐지 등 교육정책 여파로 인해 교육여건 등이 우수한 인기 지역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지방에서도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으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주택 수요자의 선택과 집중으로 인해 광역시의 핵심지역 위주로 과열 양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동효·진동영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