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권은 조국에게 있었다"…박형철 '유재수 감찰 무마' 재판서 증언

감찰 무마 의혹 재판 증인 신문
"감찰 결과 의견 충분히 전달…
사표 제출로 정리하겠다고 했다"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지난 5월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국 전 장관의 가족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관련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관련 재판에 출석한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박 전 비서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자신과 조 전 장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비서관은 “결정권은 민정수석에게 있었고, 저는 민정수석에게 감찰 결과와 조치에 대한 의사를 충분히 말씀드린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금융위원회 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이 감찰을 받던 때는 2017년으로, 당시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으로 재직 중이었다.


또 박 전 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의 혐의가 상당 부분 입증돼 수사 의뢰나 감사원 이첩, 금융위 이첩 등 후속조치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감찰 중단 지시가 없었으면 공식 조치 없이 종료됐을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박 전 비서관은 감찰 도중 백 전 비서관이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고 말했고, 이후 조 전 장관이 자신을 불러 ‘유 전 부시장이 사표를 내는 선에서 정리하기로 했다’며 감찰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 전 부시장을 위한 ‘구명 운동’이 강하게 일어났고, 감찰 중단을 지시받은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과 특감반원들이 낙담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법정에 출석할 때마다 카메라 앞에서 준비한 말을 해왔던 것과 달리 이날은 출석하면서 “두 동료 비서관의 신문이 있는 날에 내가 몇 마디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백 전 비서관에 대해서도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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