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스타트업·벤처기업으로 출발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뒤 지역에 재투자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사업 확장을 위해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이전하지 않고 지역에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통해 고용창출은 물론 산업생태계 구축이 기대되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에 공장건립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정보기술(IT)·첨단신소재 관련 8개 기업과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 기업은 오는 2024년까지 전체 3만6,848㎡ 부지에 총 45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이한 것은 투자협약을 맺은 8개사 가운데 7개사가 포항 출신이다. 지방에서 성장한 기업이 제품 양산 또는 사업 확장 단계에서 마케팅과 자금유치가 상대적으로 쉬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실제로 에이엔폴리·원소프트다임·바이오컴은 포스텍에서 성장했고, 이너센서·이브이에스·휴비즈아이씨티는 포항테크노파크의 도움으로 기업을 키웠다. 아이언박스는 국민안전로봇실증센터에서 성장했다.
휴대용 체성분 측정 디바이스 제조 및 생활건강관리 플랫폼 구축이 주력인 원소프트다임은 융합기술지구에 147억원을 투자해 연구소와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대호 원소프트다임 대표는 “체성분 측정 디바이스 등을 미국·일본 등 14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포항에서 성장한 기업으로서 포스텍 등과 연계해 꾸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포항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휴비즈아이씨티는 사이버물리시스템(CPS) 기반 3차원 실시간 모니터링·제어 시스템을 국내 대기업에 공급하는 강소기업이다. 이 회사도 60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시설 등을 건립하고 신규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에서 성장한 기업이 지역에 재투자하는 것은 포항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며 “타 지역 기업 유치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이 지역에 안착할 수 있는 투자유치 전략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포항=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