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독감백신 접종 유지"라는데… 영등포·포항 등 자체 보류 속출

전남도도 잠정 중단 검토 중

23일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독감예방접종 주사를 맞고 있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람이 최근 1주일새 30명 정도로 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질병관리청은 이날 전문가 대책 회의를 개최한다.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와 경북 포항시가 독감 예방 접종을 보류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전남도도 지자체 차원에서 접종 보류를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직까지 뚜렷한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속출하자 지역민들에게 잠시 접종을 보류할 것을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23일부터 29일까지 유·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유보하기로 했다. 민간 의료기관에 이 같은 방침을 전하고 독감 백신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중단해줄 것을 권고했다. 포항시는 백신 안전성 근거가 확보되면 예방접종을 재개할 방침이다.


전남도도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속출하자 독감백신 접종 중단을 지자체 차원에서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날 오전 여수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A씨와 숨진데 이어 최근 영암에서 유료로 독감백신을 접종한 50대 여성 B씨가 접종 후 닷새만인 이달 19일 사망했다. 전남지역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최근 목포와 순천에 이어 4명으로 늘었다.

전남도 관계자는 “백신 접종은 국가사업으로 지자체가 이를 중단시킬 수는 없지만 사망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지역민들에게 잠시 접종을 보류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아직 인과관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만큼 독감 접종을 중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방역당국은 예방접종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하나하나 철저히 규명하고 진행상황을 그때그때 투명하게 밝혀달라”며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유족분들께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무안·포항= 김선덕·손성락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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