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대한아마추어레슬링협회장이던 이건희 회장이 김포공항에서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25일 별세한 이건희(사진) 삼성전자 회장은 체육계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애틀랜타 하계올림픽 기간이던 1996년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선출돼 20년 넘게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IOC 위원은 ‘스포츠 외교관’으로 통한다. 올림픽 개최국과 종목 등의 결정에 참여하며 자국 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통로 역할을 한다. 삼성은 올림픽 공식 후원사 중 최고 지위를 갖는 톱 스폰서이자 회장이 IOC 위원으로 활동하는 기업으로 IOC 내에서 손꼽히는 입지를 다졌다.
이 회장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1년 반 동안 11차례에 걸쳐 170일간의 해외출장 일정을 소화한 일화는 유명하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평창의 개최가 결정된 이듬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총회까지 직접 참석했다. 또 이 회장 주도로 꾸려진 삼성 스포츠단은 인기·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스포츠를 후원했다. 특히 수영의 경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박태환이 석연치 않은 실격 위기에 처했을 때 현장에서 발 빠른 조치를 지시해 불이익을 막은 것이 바로 이 회장이었다. 고교 시절 레슬링 선수를 지낸 이 회장은 대한레슬링협회장으로 한국 레슬링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기도 했다. 2014년 급성 심근경색 이후 3년 넘게 와병 중이던 2017년 8월 IOC 위원직을 내려놓았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