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의 민주당, 왜 ‘이재명 무죄 확정’에 39시간 침묵했을까

23일 이재명 무죄 확정, 39시간 뒤 논평
대선 주자 ‘견제 심리 작동’ 보도 나오자
25일 “무죄 확정은 당연한 것, 사필귀정”
“국정감사 바쁘고 파기환송심 때 논평 내”
수석대변인, 이 지사와 통화해 양해 구해
이재명 측 "일각에서 과민반응 보여 이상"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직선거법 등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을 받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았고, 24일 ‘민주당 지도부는 축하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온 후 25일에야 “사필귀정의 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 지사의 무죄가 확정되고 이틀이 지난 25일 “무죄 확정은 당연한 결과이며 사필귀정”이라고 논평을 통해 밝혔다. 민주당은 “그 당연한 결과물을 받아들기 위해 너무 먼 길을 돌아와야 했던 이 지사와 그 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그 동안 험난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도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오신 이 지사와 경기도 공무원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를 위한 도정활동을 기대하겠다”고 했다.

이는 이 지사가 무죄 확정을 받은 위 이틀아 지나서야 나온 논평이다. 이 지사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 23일 오후 7시께 이 지사의 파기환송심 무죄 선고에 대해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재상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남지청의 결정에 따라 이 지사의 무죄 판결은 최종 확정된 것이다. 민주당은 당일인 23일은 물론 24일에 논평을 내지 않았고 25일 오전 10시께 논평을 공개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이 39시간 동안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자 언론들은 민주당의 ‘침묵’에 주목했다. 최근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 지시가 양강 구도를 그리자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국정감사 등으로 바쁜 상황이어서 놓쳤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의도가 있는 건 아니고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며 “이제는 다 털고 도정에 매진하셔서 이 지사가 추진했던 공정한 대동 세상 위해 일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지난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무죄 취지 원심 파기 결론이 났을 때 민주당이 논평을 이미 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직후 이 대표(당시 당대표 후보)는 “코로나19 국난극복과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해 이 지사와 손잡고 일해가겠다”며 판결을 환영했고 허윤정 전 민주당 대변인 역시 “판결을 환영한다”며 “이 지사는 지역경제, 서민 주거 안정, 청년 기본소득 강화 등 경기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이 지사와 따로 통화해 별도 논평을 하지 않은 데 대해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 측은 “이미 대법원 선고 때도 당에서 환영해주었고 당시 대표께서 지사에게 따로 전화도 했다”며 “파기환송심 선고 확정 후 당의 논평이 없는 것을 두고 불편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일각에서 과민반응 보인 것이 이상하다”고 전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