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여성 신학자로서 평화 통일운동에 헌신했던 박순경(사진) 전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2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8세.
1923년 경기 여주 출생인 고인은 미국 드루대에서 조직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66년 귀국해 1988년까지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고인은 1978년부터 제3세계 에큐메니컬 신학자협의회(EATWOT) 한국 책임자 등을 맡았고 1980∼1985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 직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초대 회장(1980∼1982년), 한국여성신학회 초대 회장(1982∼1988년)도 지냈다. 통일운동에 뜻이 깊었던 고인은 1989년 범민족대회 남북 실무회담 10인 대표(학계)로 참여했고 이듬해 범민족대회 실무대표로 활동했다.
2000∼2014년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 고문, 2005년부터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아왔다. 저서로는 ‘한국민족과 여성신학의 과제’ ‘통일신학의 여정’ ‘과거를 되살려내는 사람들과 더불어’ 등 기독교, 통일 신학과 관련한 책이 다수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6일 오전7시다. 고인의 장례는 통일사회장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