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이재용, 아들·딸과 빈소지켜…정·재계 인사들 조문 행렬

■빈소 표정
오후 5시께 빈소 도착···이재현 회장 1시간반가량 머물러
삼성 "고인과 유가족 뜻 따라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자녀들이 25일 오후4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성형주기자

25일 타계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에는 오후 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가족과 정재계 인사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삼성이 이 회장의 장례를 유족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조용한 분위기에서 조문이 이어졌다. 삼성과 유족 측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우려가 있고 가족장임을 고려해 일반인의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회장의 빈소는 이날 늦은 오후에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 회장의 빈소는 이곳 장례식장 지하 2층에 있는 17·19·20호를 합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1시30분께부터 장례식장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기업 대표들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정부 인사 및 박병석 국회의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 정치계 인사들의 조화가 줄이어 도착했다. 병원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내에서 50인 이상 모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빈소가 마련된 지하 2층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이 부회장은 오후4시47분께 모습을 보였다. 검은색 정장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아들·딸과 함께 빈소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아무 언급도 없이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이 부회장은 출입 QR코드를 받고 체온을 측정한 뒤 빈소가 마련된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이에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이 회장의 형인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재현 회장은 부인 김희재씨와 자녀 이경후 CJ ENM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내외와 함께 조문을 마쳤다. CJ 측은 “이재현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과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하는 등 1시간30분가량 빈소에 머물다 돌아갔다”고 밝혔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과 정몽규 HDC 회장도 조문했다. 정몽윤 회장은 이 회장에 대해 “우리나라 재계의 큰 거목이셨다”며 “그게 가장 정확한 표현 같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 부회장을 만났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저녁 시간이 지나면서 정계 인사들의 조문도 시작됐다. 오후7시26분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호승 경제수석과 함께 장례식장을 찾았다. 앞서 청와대는 이 회장의 빈소가 마련되는 대로 노 실장이 조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5분가량 빈소에 머문 노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족들에게 (대통령) 말씀을 전했다”고 짧게 답하며 차량에 올랐다. 이어 9시45분께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빈소를 방문했다. 이 지사는 “조문 말씀을 드리러 왔다”며 “(이 회장은) 한 시대의 별이신데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은 이 회장의 타계 소식을 전하며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하니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부터 재계 인사들의 방문을 시작으로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장도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혀 관련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전현직 사장단 조문도 26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 회장의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며 28일 발인 후 고인은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내 선영에 안장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서울병원은 평소 주말과 달리 인파로 북적였다.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오전부터 취재진이 모여들기 시작해 수십명이 장례식장 출입문 주위에 대기했다. 장례식장 출입문에는 방문객 안전 등을 고려해 포토라인이 설치됐고 포토라인을 둘러싸고 방송장비와 사진기자들이 대기했다. 검정 양복을 입고 장례식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일부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삼성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은 별세한 이 회장을 차분히 애도하는 모습이었다.

삼성에 따르면 이날 내부 시스템에 온라인추모관을 마련했으며 임직원들은 이를 통해 이 회장을 기렸다. 이 회장이 위독하다는 소식은 전날 밤늦게 고위사장단 등 극히 일부에게만 통지됐으며 대부분의 삼성 임직원들에게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뒤 공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순천향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에서 6년5개월여 간 투병해왔다. /전희윤·한민구·심기문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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