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볼빵빵 다람쥐 인형 2만5,000원에 삽니다.”
지난 9월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가을 시즌 상품으로 ‘볼빵빵 인형’시리즈를 선보인 후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심심치 않게 이 같은 구매 글이 올라왔다. 이 인형의 정가는 5,000원. 고가의 한정판 운동화도 아닌 이른바 ‘다이소 천냥템’이 중고시장에서 인기가 치솟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시즌 한정’이라는 타이틀이 소장욕구를 자극하고 소셜미디어(SNS)에 구매 인증샷을 올리며 과시하는 문화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번지면서 나이키 운동화와 스타벅스 레디백부터 다이소 인형까지 브랜드와 분야를 망라하고 이같은 소비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가 가을 시즌 상품으로 준비한 ‘볼빵빵 인형’은 지난해보다 물량을 2배 늘려 출시했지만 한 달 만에 품절됐다.
작년 첫 선을 보인 ‘볼빵빵 인형’은 다람쥐, 토끼, 햄스터 인형으로 볼과 배가 빵빵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10일 만에 완판 된 바 있다. 올해도 출시 직후부터 일부 매장에서 재고가 떨어지자 본사 문의가 솟구친 것은 물론, 중고 거래 시장에서 5배가 넘는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볼빵빵 인형 중고거래를 원하는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콕’하는 아이들을 위해 선물하려는 부모 또는 10대나 가을을 맞아 집과 사무실을 새롭게 꾸미려는 이들이 주를 이룬다. 높은 가성비를 추구하는 다이소 제품 중 이처럼 ‘웃돈’까지 얹어가며 중고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한정 수량이다보니 미처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중고품이라도 사려는 수요가 커 보인다”며 “5,000원이란 가격대비 상품 볼륨감이나 디자인이 뛰어나 인기를 끄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이처럼 한정판 상품에 웃돈을 얹어 구매하는 모습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레디백 대란’으로 불렸던 스타벅스 굿즈인 이 가방은 번개장터 기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약 2,500건의 중고 거래가 이뤄졌다. 핑크 레디백은 12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팬덤 문화에 익숙하고 특이하고 재미난 것들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즐기는 MZ세대의 성향에 잘 맞아떨어진 현상이라며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아낌없이 소비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성향에 따라 앞으로도 이런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