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치닫는 미국 코로나...7일 평균 확진자 수 최고치

37개 주 신규 환자 전주보다 증가
텍사스 엘패소는 야간 통행금지



미국 텍사스 엘패소에서 의료진들이 드라이브스루 방식 코로나19 검사소를 설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병원 중환자실이 부족한 상태다.

CNN은 25일(현지시간) 기준 7일간의 평균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6만8,767명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7월 22일의 6만7,293명을 넘었다고 26일 보도했다. 우려했던 코로나19 가을철 재확산이 현실화한 것이다.

지난 23일과 24일 하루 신규 환자가 각각 8만3,757명, 8만3,718명이 나왔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후 신규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날들로 기록됐다. 일요일인 25일의 하루 신규 감염자는 6만789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신규 환자가 앞으로 더 나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학 공중보건대학원 학장은 “불행히도 신기록에 대한 언급이 앞으로 수일, 그리고 수주간 계속해서 반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25일 CBS 인터뷰에서 “위험한 급변점(tipping point)에 도달해있다”며 “미국은 급격한 코로나19 상승 곡선에 (다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주에 걸쳐 사태가 더 악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또 50개 주 중 3분의 2가 넘는 37곳에서 최근 1주일간의 평균 신규 환자가 그 전주보다 10% 이상 증가했고, 감소세를 보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전국적인 마스크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고틀립 전 국장은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대사를 인용해 ‘겨울이 오고 있다:마스크를 의무화할 시간’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고틀립 전 국장은 이 글에서 마스크 의무화를 명시적으로 향후 2개월로 제한하고 이를 시행하면 “(그로 인한) 불편함은 이 나라가 보건의료 수용능력을 보전하고 더 많은 학교와 기업·가게가 계속 문을 열도록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FDA 국장에 임명됐던 고틀립 전 국장은 “(마스크 의무화의) 목표는 마스크가 사회·문화적 규범이 되도록 하는 것이지 정치적 발언이 되도록 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23일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아마도 이를 의무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정부들은 서둘러 확산 억제 조치를 내놓고 있다. 병원과 중환자실(ICU)이 포화 상태에 도달한 텍사스주 엘패소에서는 25일 밤부터 2주간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를 866만1,917명, 사망자 수를 22만5,379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