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팬데믹 시대의 남북관계와 통일’을 주제로 열린 제7회 윤후정 통일포럼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진보성향의 원로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과도한 대북 우선 주의에 우려를 표했다.
최 교수는 2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제7회 윤후정 통일포럼에서 ‘남북한 평화공존, 그 의미와 전략-현실주의적 관점에서’라는 주제의 기조 발제에서 “이데올로기적 갈등과 진보, 보수 양극화가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런 갈등적 상황에서 남북한 간 평화 공존을 진전시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실로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런 조건에서 평화공존을 추구하면 자칫 정부와 북한 정부 간 관계보다 한국 내 정부와 야당 사이의 관계가 더 멀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어떤 것보다 우선하여 평화공존을 추진하는 정부와 야당 간 거리를 좁히고 갈등을 완화하는 문제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평화공존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내 정치의 조건으로 △ 일관성 있는 외교정책 방향 △여론과 대외정책 분리 △ 정치지도자의 덕목 등을 제시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낸 최 교수는 최근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며 잇따라 쓴소리를 내고 있다.
최 교수는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한국정치연구’에 기고한 ‘다시 한국 민주주의를 생각한다’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 집권 하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최 교수는 특히 학생 운동권 세대와 엘리트 그룹 등이 결합한 이른바 ‘문빠’ 세력이 한국 민주주의의 후퇴를 불러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번 포럼에서는 의학계와 정치외교학, 국제지역학 전문가들이 모여 ‘팬데믹 시대의 남북관계와 통일’을 주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변화를 맞은 남북 관계와 통일문제의 해법을 논의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