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개인투자자 해외투자 동향 및 투자자 유의사항’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투자 잔액은 2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1조9,000억원)보다 금액은 17조원, 비율은 142.6%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주식이 22조원으로 전체 잔액의 76%를 차지했고 중국(8%)과 홍콩(7%), 일본(3%) 등이 뒤를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국 증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투자 잔액의 평가이익이 급증했다. 지난해 말 7,000억원, 올해 상반기 말 1조4,000억원이었던 해외주식 평가이익은 올 8월 말 3조4,000억원까지 늘었다. 올 상반기 증권사의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중개수수료 수익도 1,94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수익(1,154억원)의 70% 가까이 늘었다.
반면 채권·파생상품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8월 말 기준 개인의 해외채권 직접투자 잔액은 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2조8,000억원) 대비 27.5% 줄었다. 브라질채권이 7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했고 미국(5%), 한국(4%), 멕시코(2%) 순이었다. 8월 말 기준 해외채권 잔액의 평가손실은 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8,000억원)에 비해 급증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로 인해) 3월 이후 평가손실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파생상품과 외환차익(FX마진)거래도 손실 폭을 키웠다. 올 상반기 개인투자자의 월평균 해외 장내파생상품 거래대금은 55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346조9,000억원) 대비 60.5% 늘었으나 전체 거래손익은 8,788억원 손실로 지난해 전체 손실 규모(4,159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파악됐다. 상반기 월평균 FX마진거래 규모도 지난해보다 97.4% 늘어난 13조원이었으나 상반기 전체 거래손익은 1,20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500억원)의 2.4배에 이르렀다.
서학개미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주식으로는 돈을 벌었지만 채권과 파생상품 등으로 그 이상의 손실을 본 셈이다.
간접투자는 해외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형펀드 판매 잔액은 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1조5,000억원) 대비 13.6% 줄었고 해외채권형 펀드 판매 잔액은 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5,000억원) 대비 15.7% 감소했다. 금감원은 “해외주식은 국내 주식에 비해 정보접근성이 낮아 특정 정보에만 의존한 ‘묻지마식 투자’는 주가 변동 리스크에 더욱 크게 노출된다”며 투자 유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파생·고위험상품의 투자 위험성과 외환 리스크, 거래비용 및 주문처리 시간 등이 국내와 다르다는 점 등도 숙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