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회계법인의 연간 매출액이 10% 이상 증가하면서 4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1월 시행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신외감법)의 영향으로 경영 자문, 감사 업무 관련 매출액이 각각 10% 이상 늘어난 결과다. 그러나 품질 관리에 대한 예산 비중은 4대 회계법인이 평균 3.6%, 전체 회계법인은 3%에 그쳤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총 185개 회계법인의 2019사업연도 매출액은 3조9,226억원으로 2018사업연도보다 13.2% 늘었다. 업무별 매출액 중 경영 자문은 1조 3,013억원으로 전년보다 17.4% 늘어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액 중 가장 많은 33.1%의 비중을 차지했다. 감사 매출은 1조 2,815억원으로 전년보다 15.6% 늘었고 전체 매출액 중 32.7%에 해당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경영 자문 매출액 증가는 신외감법 시행에 따른 내부회계 관리제도 구축 및 평가, 기업 회계자문서비스 등 감사 관련 용역 및 인수합병(M&A) 자문이 늘어난 영향”이라며 “감사 매출액 증가 역시 신외감법으로 도입된 표준감사시간제,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내부회계 관리제도 인증 수준 강화 등에 따라 감사 시간이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부감사대상 기업으로부터의 감사보수는 4대 회계법인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평균 감사보수는 2018년 3,140만원에서 2019년 3,820만원으로 21.6% 증가한 가운데 4대 회계법인의 평균 감사보수는 같은 기간 1억 990만원에서 1억 4,300만원으로 30.1% 늘어났다. 감사 실적의 경우 전체 회계 법인은 2만 8,907건에서 2만 7,939건으로 3.6% 줄어들었고 4대 회계법인은 4,363건에서 3,987건으로 8.6% 감소했다. 금감원은 감사보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4대 회계법인은 감사위험 대비 보수가 낮은 감사업무 수임을 줄인 결과로 추정했다.
그러나 감사 대상 기업들에서는 감사시간·보수가 늘어난 만큼 품질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총 인건비 중 품질관리실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인 품질 관리 예산은 전체 회계법인 평균이 3%에 그쳤고 4대 회계법인 평균 역시 3.6%로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이 같은 지적을 뒷받침한다. 회계법인의 품질관리 관련 정보는 이사보수와 함께 신외감법 시행에 따라 2019년 사업연도부터 공시가 시작됐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