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연합뉴스
필리핀 마약위원회가 정부의 강력한 마약과의 전쟁 효과로 투약자가 급감했다고 밝혔다.
28일 일간 마닐라 블루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마약위원회는 전날 ‘마약 남용 추세와 패턴에 대한 2019 전국 가구 조사’ 결과 10∼69세 국민의 2.05%인 167만명이 마약을 투약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2016년 마약 투약자가 400만명으로 추산된 것과 비교해 현저하게 줄었다면서 이는 정부의 마약 퇴치 캠페인이 성공한 덕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9,341가구, 10∼69세 필리핀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필리핀에서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마약과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5,810명이 경찰의 단속에 저항하다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하지만 인권단체는 마약 단속 과정에 재판 없이 용의자를 사살하는 ‘초법적 처형’ 등으로 희생자가 2만7,000명에서 3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적극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은 올해 초 기자회견에서 “2017∼2018년 시중에 유통된 마약 가운데 압수한 것은 1%에 불과하다”며 “마약과의 전쟁은 실패”라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