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한국전쟁과 관련해 방탄소년단(BTS)을 비판한 중국의 행보를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27일(현지시간) 홍콩 매체의 편집장을 지냈던 아서 탐은 ‘중국은 케이팝 거인과 맞섰고, 패배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최근 중국과 BTS를 둘러싼 사태를 다뤘다.
칼럼은 최근 BTS가 미국 한미친선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연례행사에서 ‘밴 플리트’ 상을 받았으며, BTS의 리더 RM이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는 내용의 수상소감을 밝힌 뒤 중국 내에서 이 발언을 두고 논란이 있었던 것을 설명했다. 이어 “전쟁 중 희생된 중국인들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이 발언을 이상하게 해석했다”며 “관영매체는 웨이보와 위챗, 트위터에 잘못된 정보를 쏟아내고 중국 국수주의 정서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 이후 경색된 한중관계를 언급하며, 중국 당국이 케이팝의 영향력이 중국 내에서 커지는 것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언급했다. 칼럼은 “(BTS를) 공격함으로써 중국은 한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고 자신의 정치적 중요성을 한방에 다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이는 심각한 실수였다”고 단언했다.
BTS의 팬인 아미(ARMY)는 모든 인종과 성별, 종교, 나이, 섹슈얼리티, 국적 등에 걸쳐 있으며, 이 중 수백만명이 중국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중국 당국이 케이팝 등 한국 상품에 대한 금수조치를 취해 중국 내 BTS의 모든 활동이 중단됐지만, 중국 팬클럽은 BTS의 최신 앨범 22만장을 구매했다. 칼럼은 BTS의 멤버 뷔의 생일을 맞아 중국 팬들이 93만여달러를 모금해 기부한 것도 언급했다.
칼럼은 과거 NBA나 매리어트호텔의 경우와 달리 BTS는 이번 사태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오히려 BTS가 지난 몇 년간 벌인 글로벌 프로모션 덕분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과거 NBA는 휴스턴 로키츠 단장이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옹호한다고 발언해 중국에서 1년 동안 경기 중계가 중단됐으며, 매리어트의 경우 티베트와 대만을 국가로 표기했다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칼럼은 중국 정부가 케이팝과 그들의 팬이 얼마나 열정적인지를 과소평가했다며 “문화적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은 매우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 “중국은 원하는 만큼 BTS를 계속 막을 수 있지만, BTS와 BTS가 대표하는 움직임이 결국 문화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최고의 베팅”이라고 덧붙였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