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사진=아프리카TV 캡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가수 유승준(44·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씨의 입국 비자를 앞으로도 발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과 관련, 유씨가 강 장관을 향해 호소의 글을 전한 가운데 모종화 병무청장이 “입국 금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모 청장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서면 질의에 대해 “스티브 유는 공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에게 여러 차례 성실한 병역의무 이행을 약속했음에도 한국 국적을 이탈해 병역을 기피한 사람”이라고 지적한 뒤 “입국 후 연예인 등으로 경제활동 시 사회적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모 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 병무청 국정감사에서도 ‘유씨의 입국 금지가 적당한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18년째 이어진 유씨의 입국금지 조치는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모 청장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공인이 야기한 계획적인 병역의무 기피에 대한 일반 국민의 상실감, 병역기피 풍조 및 사회질서를 해할 우려 등으로 일반적인 국적 변경자와 동일한 시각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모 청장은 “‘유승준’ 용어를 쓰고 싶지 않고 ‘스티브 유’라고 생각한다”면서 “스티브 유는 한국 사람이 아니고 미국 사람”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모 청장은 “2002년도에 병역의무를 부여했음에도 국외여행허가를 받아서 일주일 만에 미국 시민권을 획득해 병역의무를 면탈한 사람이기 때문에 입국은 금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한 “스티브 유는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음에도 국적을 이탈해서 병역의무를 기피했다”면서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스티브 유의 병역 기피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으며, 공정 병역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모종화 병무청장/연합뉴스
더불어 모 청장은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국감에서 스티브 유의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답변했는데 청장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개인별로 견해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 정서를 고려해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앞서 유씨는 강 장관의 ‘비자 불허’ 방침에 대해 장문의 호소글을 올렸다.
유씨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1997년에 데뷔를 해서 2002년 초까지 활동을 했다. 5년이라는 그리 길지도, 또 짧지도 않은 시간 동안 정말 분에 넘치는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면서 “2002년 2월 한순간의 선택으로 그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졌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유씨는 “제가 미국 시민권을 선택한 대가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병역기피자라는 낙인과 함께 무기한 입국금지 대상자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상황을 짚은 뒤 “제가 군에 입대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도 적었다.
유씨는 이어 “하지만 적어도 저는 병역법을 어기지 않았다. 제가 내린 결정은 합법적이었으며 위법이 아니면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면서 “18년 8개월 동안 병역기피 목적으로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되어 입국금지를 당한 것도 모자라 앞으로 영구히 입국금지라는 게 맞는 처사라고 생각하냐. 저는 이것이 엄연한 인권침해이며 형평성에 어긋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씨는 지난 13일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연예인으로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잘못이 있지만, 이를 두고 정부가 몇십 년째 대한민국에 발도 디디지 못하게 막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자 인권침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