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대우재단빌딩(왼쪽). 최근 공중보행로 ‘서울로 7107’과 건물 하층부 상업시설이 연결돼(오른쪽) 유동인구가 늘고 있다. /서울경제DB
서울 시내 마지막 남은 대우그룹 관련 자산인 대우재단빌딩이 매물로 나온다. 준공 후 40년 된 건물이지만 서울역 인근 도심권(CBD)에 위치하고 최근 인근 ‘서울로 7017’ 개발이 진행된 만큼 제대로 된 몸값에 새 주인을 찾을지 주목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재단은 존스랑라살(JLL)코리아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서울 중구 퇴계로 빌딩 매각작업에 나섰다.
대우재단은 비영리 복지재단으로 보유자산을 처분하기 위해서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JLL코리아 측은 다음달 말 정도에 정부 승인이 나면 매각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우재단빌딩은 서울 시내에 남은 마지막 대우그룹 관련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1985년 준공된 건물로 ㈜대우(지분율 35%)와 재단법인 대우재단(64%)이 공동보유했고 2006년부터 대우재단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지하 4층~지상 18층, 연면적 2만7,897㎡(약 8,439평) 규모의 중형급 오피스다.
대우재단은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1978년 50억원을 출자해 설립됐다. 1990년대 말 대우그룹이 어려워지고 해체되는 상황에서도 사회복지 사업을 이어왔다. 대우재단은 건물 지하층과 지상 일부 층을 상업시설로 리모델링하고 스타벅스·고디바 등 F&B 업체를 유치해 사회공헌활동 재원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건물을 매각해 자산을 효율화하기로 결정했다.
대우재단은 빌딩을 3.3㎡(평)당 2,500만원 이상의 가격에 팔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전체로 보면 약 2,200억원 수준이다. 위치상으로 지하철 1·4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KTX 서울역 등과 가까운 점이 강점이다. 2017년 서울시가 폐고가도로를 고쳐 조성한 공중보행로 서울로 7017과도 건물이 연결돼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다만 희망 매도가가 최근 중구권역 빌딩 가격보다 높은 점은 부담이다. 인근 메트로타워는 평당 2,500만원을 제시했다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해 가격을 낮춰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1980년대 준공돼 40년간 한 번도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 점도 단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계식 주차 등 시설이 협소해 임차인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입지가 좋은 만큼 오렌지라이프·퍼시픽타워 등 일대 매물보다 높은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민경·강도원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