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팰리세이드를 몰고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6일 이건희 회장의 빈소를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먼저 찾았다. 정 회장은 28일 영결식에도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지켰다. 정 회장은 지난 26일 조문을 마치고 “너무 훌륭하신 분이 돌아가셔서 참 안타깝다”면서 “고인께서 우리나라 경제계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아주 강하게 심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과 이 부회장은 평소에도 자주 교류하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도 지난 25일 이건희 회장의 빈소로 올 때 현대차의 베스트셀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와 눈길을 끌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이 부회장과 정 회장이 ‘배터리 회동’을 갖기도 했다. 삼성 측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소식을 접한 정 회장이 이 부회장에게 직접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정 회장이 삼성 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한 지 두 달 뒤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답방했다. 당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각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향후 삼성의 배터리를 고리로 사업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아직 현대차에는 공급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내년 전기차 전용 모델을 출시하는 등 전기차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정 회장 등 주요 그룹의 오너 3세들끼리는 실무진을 거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재계의 3세 경영인들이 미래 먹거리를 위한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