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 굳히기 들어간 바이든…31일 오바마와 동시 유세

■美 대선 D-5
지지율 8%P 리드에 '쐐기' 노려
코로나 신규 확진 늘자 맹공도
"여론조사 질문·표본 등 문제"
갤럽 고문은 트럼프 낙승 예측
우편투표發 혼란 불씨는 여전
펜실베이니아서 死票 가능성

바이든, 오프라 윈프리와 타운홀 미팅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시어터에서 유명 방송인인 오프라 윈프리와 가상 타운홀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시 급증하며 일부 지역에서 셧다운(폐쇄) 조치가 거론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대응이 선거 막판의 핵심 이슈로 재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통제력을 강조하는 반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정부의 실정을 거론하며 미시간을 포함한 주요 경합주에서 승기 굳히기에 들어갔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격전지 중 하나인 애리조나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코로나19 백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는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트럼프 호황과 바이든의 록다운 사이의 선택”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정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사전투표를 한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처는 무모하다”며 “우리는 첫날부터 올바른 일을 할 것이다. 과학이 우리의 결정을 주도하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NYT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이날 양측의 선거유세를 지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극명하게 다른 입장을 고수했으며 코로나19는 선거운동과 투표방식까지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최근 1주일간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50만명을 넘어서며 새 기록을 달성했다. 바이든 캠프는 이 같은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고리로 삼아 지지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31일에는 6개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미시간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연설에 나선다. 바이든이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두 사람이 같은 무대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NYT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는 미시간에서 49%의 지지율로 41%인 트럼프 대통령을 8%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는데 이 같은 격차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도다.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은 6개 경합주 중 3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 후보가 위스콘신주에서 9%포인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5%포인트 높다. CNN은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54%)과 트럼프(42%)의 지지율 차이가 20여년 내 최대라고 전하기도 했다.

지지율 열세를 뒤집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추격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지지율 차이가 1~2%포인트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이날 애리조나를 찾은 것을 비롯해 30일에는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31일에는 미시간과 위스콘신·미네소타에 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굿이어에 있는 피닉스굿이어 공항에서 유세를 펼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 우세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다는 주장도 계속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고문인 크리스토스 마크리디스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이날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고 그것도 크게 이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여론조사가 대상자들에게 던지는 질문, 표본 설정 등에서 문제가 있고 공화당 지지자 중 유권자 등록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바이든 후보와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의혹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우편투표에 대한 공방도 지속되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우편투표 개표기한 연장을 허가했다. 펜실베이니아가 대선일 이후 사흘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를 인정하기로 한 데 이어 노스캐롤라이나는 대선일 이전에 발송된 우편투표는 대선일 이후 9일 내 도착해도 개표하기로 했다. 다만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선거일 전 패스트트랙을 통한 빠른 판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뜻이어서 향후 해당표가 무효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대법원은 공화당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을 열어뒀으며 만약 대법관들이 공화당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오는 11월3일 이후에 받은 투표지는 결국 부적격 처리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최대 격전지로 우편투표의 경우 민주당 지지자가 많아 선거 후에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대법관인 에이미 코니 배럿은 검토시간 부족을 이유로 이날 판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