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제공=서초구
“서울시장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 당에서 경선 룰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인데 서울시민의 의견이 반영된 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 중 유일하게 국민의힘 소속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내년 4월에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출마의사를 묻는 질문에 그는 즉답을 피하면서 에둘러 경선 룰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공개 오디션 방식의 경선을 통해 서울시민이 원하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구청장은 “내년 재보선은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득표율이 10%포인트가량 차이가 났던 21대 총선 후 불과 1년만에 치르는 선거”라면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조 구청장은 이른바 ‘강남3구’ 중 한 곳의 구청장이어서 강북 주민들의 지지를 얻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이분법적으로는 서울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은 25개의 도시가 모여있는 메가시티”라면서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남과 강북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구별짓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조 구청장은 “지금까지 서울에서 열 번 이상 이사를 다니면서 도봉·구로구 등 다양한 지역에서 살았다”면서 “출신지역이나 거주·활동지역을 따지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철학을 가졌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남과 강북을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서울 지역 간 균형발전을 꾀하려면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 철도, 지하철 2호선 등을 입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땅 밑으로 깊게 파서 도로·철도망을 집어넣고 상부에는 공원과 주택, 스타트업 공간 등 도시계획시설을 조성해 경제활성화는 물론 교통·주거·문화·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이른바 ‘그린 빅딕’(Green Big Dig) 프로젝트다.
조 구청장은 상습 정체구간인 경부고속도로 한남 구간을 지하화해서 발생하는 개발이익 6조원 중 공사비 3조5,000억원을 제외한 2조5,000억원을 서울균형발전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로 발생한 수익을 지렛대로 삼아 경부선 철도를 지하화하면 남북은 물론 동서 간 균형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21세기 디지털 혁명 시대의 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다핵구조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시민의 요구와 시 정책이 상생·소통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면서 “이분법적 사고와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다양성과 역동성을 바탕으로 서울을 연결·플랫폼도시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